타이어가 마모됐다는데 왜 바꿔줘야 할까? `안전` 때문이라는 명분 아래 목돈을 들여 교체를 결심하지만 마모된 타이어의 위험성은 여전히 의심이 남는다. 일반적인 운전자들의 생각이다.
타이어는 노면과 맞닿는 `트레드(Tread)` 부위가 핵심이다. 이곳은 독특하면서 일정한 패턴의 홈이 패여 있는데, 이 홈의 상태에 따라 차의 미끄러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젖은 노면에선 새 타이어와 오래된 것의 성능 차이가 매우 크다. 패인 홈으로 물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그립을 유지하도록 설계됐지만, 타이어가 마모될 수록 물이 빠져나갈 곳도 함께 줄어든다. 결국 차가 물 위에 뜬 채로 지나가며 제어가 안 되는 `아찔한` 상황이 생긴다. 이를 `수막현상`이라 부른다.
수막현상은 속도가 높을수록 더 심해진다. 한국타이어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로 달리다가 급제동을 했을 때, 홈의 깊이가 7㎜인 새 타이어와 마모가 매우 심한 깊이 1.6㎜의 제품의 제동력은 두 배 가량 차이가 났다. 새 타이어가 무려 38m나 빠르게 멈춰 섰다. 코너를 도는 실험에서도 새 타이어는 2~3m 미끄러지는 데 그쳤지만, 마모된 타이어는 코스를 벗어났다. 산길이라면 분명 대형 사고인 셈이다.
일반적으로는 타이어 상태를 눈으로 살펴 교체를 결정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조일로부터 3~4년쯤 지났을 경우에도 상태에 따라 바꾸는 편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트레드가 마모한계점에 다다르기 전에 미리, 딱딱해지고 갈라짐이 발견되는 오래된 제품도 교체 대상이다. 내 차와 도로를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가 타이어인 만큼 나들이 시간이 늘어나는 봄철, 센스 있는 운전자들의 꼼꼼한 `타이어` 관리가 필요하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