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유통 경로를 장악한 기존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도 전 세계 사용자를 만날 수 있는 길을 창작자에게 열어줬다. 동시에, 소수만을 위한 콘텐츠라도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마니아나 틈새 시장을 효율적으로 찾아 전달하는 `롱테일` 시장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창작자가 고객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생긴 것이다. 창작자가 마음껏 활동할 환경을 만드는 것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스마트패드·스마트TV 확산으로 이들 기기에서 즐길 콘텐츠 중요성이 커지고, 창의적 콘텐츠 기반 창조경제가 경제 도약의 열쇠로 꼽히기 때문이다.
네이버나 카카오톡처럼 거대한 트래픽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 역할도 더불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창작자가 많은 수용자를 만날 수 있게 하고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초점을 맞춘다.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창작자와 수용자가 늘어나며 다양성이 커지는 구조를 지향한다. 일단 `큰 물`을 만들어 시장을 확대한다는 접근이다.
작가를 선별해 연재 공간을 제공하고 사용자는 무료로 즐기는 웹툰 방식이다. 126명의 작가가 수많은 독자를 만나고 다양한 수익 모델로 지속적 창작 기반을 마련한다. 아마추어 작가들의 무대를 마련해 끊임없이 경쟁하는 가운데 더 다채롭고 풍성한 콘텐츠가 나오고 이는 다시 독자층을 확대한다. 소소한 일상에서 장대한 우주 SF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웹툰이 존재한다.
네이버는 음악 공연을 온라인 생중계하고, 미술 작품을 네이버에서 소개하는 등 다른 콘텐츠의 저변 확대에도 나섰다. 김준구 네이버만화서비스팀장은 “2000년대 초반 유료 만화 모델을 시도했지만 P2P 불법 유통과 해외 만화 득세로 성과가 미미했다”며 “독자층을 만들고 한국 킬러 콘텐츠를 만들자는 고민에 웹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웹소설에 참여한 금강 작가는 “네이버라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콘텐츠 유통은 창작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유료화를 추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페이지는 스마트폰 화면에 쏙 들어갈 정도 분량의 가벼운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부담 없는 가격에 유료 판매하는 모델이다. 누구나 창작자로 등록해 자기 콘텐츠를 팔 수 있다. 생활 정보, 교육, 음악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가능하다.
카카오톡 친구 관계를 활용, 친구가 보는 콘텐츠를 소개하며 확산하는 구조다. 생산과 가격 부담을 낮춰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게 하고,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콘텐츠가 나와 시장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창작자가 의미 있는 수익을 내게 한다는 취지”라며 “이르면 이달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