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최근 샤프와의 자본 제휴 협상과정에서 샤프의 복사기 사업 인수를 타진했다. 최종 결렬된 것으로 13일 전해졌지만, 삼성이 샤프 복사기 사업 인수를 시도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남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TV·가전기기에 이은 성장 분야로 기업용(B2B) 시장 대응을 강화했다. 지난연말 조직 개편에서 소비자가전(CE) 부문에 프린팅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신규 프린팅 사업부 역량 강화 차원에서 세계 5위권 샤프 복사기 사업 인수를 타진했다고 보고 있다. 인수합병(M&A)은 일본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복사기 시장에서 단번에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A3 복사기시장은 니코(19.3%)와 캐논(18.0%), 제록스(16.5%), 샤프(9.7%) 등이 메이저 업체다. 삼성전자는 관련시장에서 9, 10위권으로 알려졌다.
세계 복합기시장(A4 기준)에서는 삼성전자가 16.4%로 HP(36.0%)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샤프의 복사기 부문을 인수할 경우 주요 고객은 물론 복사기·복합기 노하우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수는 타진했으나 최종 협상은 샤프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삼성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샤프 내부에서 반대 분위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외신은 삼성측이 샤프와의 이번 자본제휴 교섭에서 가장 흥미를 보인 것은 복사기 사업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샤프 경영 관여를 통해 복사기 사업 매각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업계에서는 프린팅과 의료기기를 사업부로 승격시킨 삼성전자가 해당분야에서 해외 주요 기업에 대한 M&A를 지속적으로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