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1위 뒤엔 생산라인 모바일 혁신…40여국 모바일 생산관리 체계 구축

우리나라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의 마나우스 경제특구. 이곳에 있는 삼성전자 생산법인에서는 신흥시장으로 부상한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지역 특화 가전제품을 만든다.

이곳의 생산현장 직원들은 제품 생산에 오류가 발생하면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한다. 그리고 곧바로 사진을 내용과 함께 사내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으로 전송하면, 현장 책임자와 공장장, 법인장, 서울 수원 본사의 담당 사업부에 동시에 메시지가 간다. 이를 확인한 각급 담당자는 즉시 수정해야 할 내용을 올리고, 수원에서 실시간으로 결재가 떨어진다. 예전에 빨라야 하루, 며칠 걸리던 문제가 실시간으로 해결된다. 스마트폰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생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다.

13일 삼성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외 40여개 생산 법인에 통합 커뮤니케이션·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사와 현지 법인, 생산 라인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이 시스템의 핵심은 직원들의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에는 공장의 안전을 감시하는 CCTV, 제품 하자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이를 보고하는 시스템이 모두 달랐다”며 “생산라인 직원도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이 모든 것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문제가 생기면 현장 책임자에 보고하고, 책임자는 검토 후 공장장에게, 공장장은 파악한 내용은 거점법인을 거쳐 본사로 보고하던 절차가 한 번에 해결된 셈이다.

예전에는 공장 내 분야에 따라 내용을 들여다보기 위한 `눈`이 나뉘어 있었다면, 이젠 스마트폰으로 현장 직원부터 서울 본사 관리자까지 스마트폰으로 한눈에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천리안`이 생긴 셈이다. 세계 40여국의 생산라인이 마치 국내 생산라인 관리하는 것과 비슷해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관리 시스템에 관제와 모니터링, 보고뿐만 아니라 전사자원관리(ERP)·공급망관리(SCM)·제품데이터관리(PDM) 등 모든 관리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를테면 TV 제품 생산 공장에서 보고 사항이 올리면, 부품이나 완제품 공급망 데이터에도 실시간으로 적절한 정보가 반영된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정보가 모아지면 빅데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각 지역 생산 기지에서 모이는 정보가 하나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이 역시 빠른 속도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샤프 지분인수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도 직원의 스마트폰으로부터 모인 정보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사업장에 먼저 도입한 모바일 관리시스템을 국내 사업장으로도 확대 도입 중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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