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안정, 전문성, 업무 연속성.”
박근혜 정부 첫 차관인사는 조직을 흔들지 않고 안정을 도모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20명 가운데 나승일 교육부 차관과 박종길 문화부 2차관 2명을 제외한 18명이 승진한 케이스로 내부 인사를 대거 발탁했다. 이는 정부조직법 개편 지연으로 어수선한 공무원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장관에 이어 2명의 차관도 모두 승진케이스로 발탁돼 부처 조직원들이 크게 고무됐다.
내부 발탁이 대거 이뤄져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그대로 나타났다는 평이다.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 인사에 이어 관료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다시한번 확인됐다. 출신지별로는 영남 6명, 서울 5명, 호남 3명, 충청 3명, 강원과 제주 각 1명 등으로 나타나 지역안배가 뚜렷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10명으로 과반이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가 각각 2명씩이었다. 연세대·전북대·광운대·전남대·경희대·서울시립대가 1명씩 차관을 배출했다.
◇실물산업 이해 깊어
산업통상자원부는 현 1·2차관 소속 실장이 나란히 해당 차관으로 승진, 업무 연속성을 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출신 지역도 대구(김재홍 1차관)와 전남(한진현 2차관)으로 균형을 이뤘다는 평이다.
김 차관은 성장동력실장으로서 주력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간 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 역점 과제인 창조 경제 구현을 위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적임자라는 점이 발탁에 주효했다.
한 차관은 지난해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세계 무역 8강 진입을 이뤄내 역량을 인정받았다. 인선 소식이 전해지자 지경부 후배 직원들은 차관 경쟁에서 탈락한 다른 선배들에게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합리적인 인사라며 환영했다. 한 직원은 “이번 차관 인사는 어느 때보다 우수한 인재가 많아 내부 경쟁이 심했다”며 “새로운 양 차관이 조직 안정화와 발전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안 신속 해결 총력
국토교통부 박기풍 1차관과 여형구 2차관은 학자 출신인 서승환 국토부 장관을 보좌해 줄 최적임자로 평가됐다. 박 차관은 국토교통 전문가다. 오랜 기간 국토·도시 정책을 다뤄왔다. 기조실장 시절 보금자리주택 건설과 부동산시장 정상화 등을 다뤄 현안 대처가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
여 차관은 항공과 건설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확장 등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했다. 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대형 건설 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기술고시 16회로 지난 2011년 건축직 처음으로 기획조정실장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토부 직원들은 현직 실장이 승진 발탁된 것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문화융성 실무 이끈다
조현재 문화부 1차관은 부처 안팎 업무를 챙기는 기획조정실장을 2년간 맡으면서 업무 수행능력을 인정받았다. 꼼꼼하면서도 유머러스해 직원들과 잘 어울려 문화부 내부 신망이 높다.
박종길 2차관 선임에 대해선 문화부 내부직원도 인터넷을 뒤져야 할 만큼 의외 인물이란 평가다. 다만 박 차관이 고령에도 현장에서 선수들과 직접 뛰면서 소통하는 인물로 유명해 체육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지난해 런던올림픽 성과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의외지만 기대감 충만
행정안전부 직원들은 1차관에 박찬우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이 임명되자, 다소 의외라는 분위기다. 이경옥 차관보의 2차관 임명은 예상됐지만, 1차관 인사는 당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이 선임됐기 때문이다.
박찬우 차관은 행정안전부 조직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치며 내부사정에 누구보다도 밝고 행정 업무에 정통하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공무원 연금 개혁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경옥 차관은 소탈한 성격으로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업무에 있어서는 현장을 꼼꼼하게 챙긴다.
◇환경정책 마당발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내부에서 마당발로 꼽히는 인물이다. 대기·수질·폐기물·환경평가 등 부처업무를 두루 경험하면서 특정 업무에 편중 없이 부서 간 조율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기획조정실장 업무를 맡으면서 환경부 내부 살림을 도맡아왔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을 살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을 든든하게 뒷받침 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직원과의 소통능력 또한 뛰어나 과거 환경부 직원들이 닮고 싶은 인물에 거푸 선정된 경험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