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사이버 국경`을 지키는 사이버 전쟁 전담 조직을 만든다. 사이버 군사력 제고 차원뿐 아니라 금융·산업계를 겨냥한 민간 기업 공격에도 정부가 앞장서 대응할 계획이다.
12일(현지시각) AP통신·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사이버 사령부는 2015년까지 40개의 사이버 팀을 조직해 정부, 민간 등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9월까지 1차로 총인력 30%에 해당하는 우수 정예 인력을 선발하고 2014년 9월, 2015년 9월 등 세 단계에 걸쳐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다. 프로그래머와 PC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역할에 따라 크게 두 개 조직으로 나뉜다. 우선 13개 팀은 민간·국가 차원의 사이버 방어와 공격을 전문으로 한다. 키이스 알렉산더 국방부 사이버 사령부장은 “국가적 방어(Defend-the-Nation)를 전담할 이 팀은 실상은 `방어팀`이 아닌 `공격팀`”이라며 “사이버 공격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 국가의 공격에 더 큰 공격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다. 미국 국방부는 2010년 이후 사이버 보안 역량을 증강하면서 방어뿐 아니라 적극적인 공격도 펼칠 뜻을 밝혔다.
나머지 27개 팀은 전투 상황에서 전투력을 높이도록 사이버군 경쟁력 증강에 투입된다. 전투 시 국방부의 PC 등 각종 시스템과 데이터를 방어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국 정부는 공공뿐 아니라 금융·산업 분야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급격히 늘면서 국가적인 인프라 손실과 안보 위협 정도가 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조직 신설은 오바마 행정부가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한 이후에 나온 첫 실행이기도 하다.
알렉산더 사령관은 의회에 참석해 “지난 6개월간 월가 금융기관을 겨냥한 공격이 가파르게 늘었으며 파괴력 있는 공격만 160회”라면서 “글로벌 테러리스트 조직이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의 인프라와 경제를 단숨에 지체 불구로 만드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백악관으로 불러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민관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