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주요 계열사 간 거래물량을 축소한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 비판적인 사회 분위기를 경영 전략에 반영하겠다는 의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가 올해 SK C&C와 거래물량을 10% 이상 줄인다.
지난해 SK C&C와 총 2150억원 규모 계약을 맺은 SKT는 올해 10% 줄인 1950억원을 거래 금액으로 최종 결정했다. SKT는 4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롱텀에벌루션(LTE) 가입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IT서비스 규모는 커졌지만 SK C&C와 거래 규모는 삭감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SK C&C와 거래 물량을 2012년 455억원에서 올해 390억원 규모로 14.2%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SK플래닛에 맡겨온 광고도 경쟁체제로 전환해 제작한다.
SK C&C는 해외 비즈니스는 확대해 내부 거래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공공 소프트웨어사업 참여 제한 등 대기업 소프트웨어통합(SI) 업계를 향한 견제가 심해지며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SK C&C 외부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35% 수준이다.
이번 조치는 수감 중인 최태원 SK회장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비판이 고조되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우려를 불식시키고 `경제민주화`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SK그룹은 이와는 별도로 작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SK C&C 부당지원을 이유로 부과 받았던 346억원 과징금에 대한 소송은 계속 진행한다. 계열사 간 거래 축소는 진행하되 불분명한 기준의 `부당 지원` 규제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SK그룹이 총수(최태원 회장) 지분이 많은 SK C&C에 일감을 맡기며 정부고시 단가에 맞춰 통상적인 거래 관행 수준보다 대가를 높게 지급한 것이 부당하다며 제제에 나선 바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