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서 캠핑이란 단어를 찾아보면 산이나 들,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것이라고 나와있다. 즉 캠핑은 자연으로 나가 맨 땅에 텐트를 치고 자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캠핑을 떠나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4인 가족이 야외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선 텐트와 침낭, 코펠과 캠핑스토브 등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치고 장비를 세팅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곤 한다.
이처럼 설치도 해체도 힘든 캠핑을 주말이면 떠나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마다 이유가 제각각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스트레스에 찌든 일상을 탈출해 자연 속에서 가족들과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취미를 즐기는 친구들이나 사람들과 만나 정을 나누기 위함일 수도 있다.
아웃도어를 즐기는 근본적인 목적인 휴식이다. 휴식(Rest)이란 말에는 `재(Re)+출발(Start)`이란 의미가 함축돼 있다. 즉 휴식이란 또 다른 출발을 위한 준비다.
캠핑은 다소의 고생을 감수하며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자는 것이다. 자연으로 나가 대지에 텐트를 치는 것은 대지와 호흡하며 생명의 기운을 받기 위함이다. 캠핑으로 대지의 새로운 에너지와 생명을 얻는 것이다. 맨땅에 텐트를 치고 그 위에 누워 생명의 호흡을 듣는다. 또 대지의 시각에서 자연을 바라본다. 직립보행을 하는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인간이 아닌, 가장 낮은 자세에서 작은 생명들의 고귀함과 생명력을 깨닫는다.
이처럼 대지와 호흡하며 자연과 하나가 될 때 평소 듣지 못했던 새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진정한 휴식과 힐링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캠핑을 떠나는 이유며 아웃도어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 같은 목적 외에도 캠핑을 떠나야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린 사랑하는 가족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캠핑을 떠나야 한다. 좋은 부모는 아이를 좋은 학원, 좋은 학교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는 부모라고 한다.
아이들은 캠핑으로 다양한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이 진정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자신이 원하는 삶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눈을 키워준다. 캠핑 추억은 그 길을 선택하는 작은 밑거름인 셈이다.
캠핑으로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청소년기 아이와의 대화의 문을 여는 키가 되기 때문이다. 대화가 단절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결국 아이를 이탈시키며 때론 꿈을 잃은 채 방황하는 아이로 만든다.
청소년기 아이와의 마찰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청소년기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연결시켜 주는 끈이 바로 추억이다. 아이와 단둘이 옛 추억이 서린 장소를 찾아가 마음의 문을 열고 눈높이를 맞춘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캠핑을 즐기다 보면 가족이 떨어져 아이는 게임기에 빠져 있고, 부모는 친구나 주변의 캠퍼들과 술잔에 빠져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캠핑을 떠난 목적을 잃어버린 것이라 하겠다. 캠핑은 등산이나 패러글라이딩과 달리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다. 자녀와 함께 텐트도 설치하고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가 하면, 아이들과 함께 공도 차고 눈썰매도 타보자. 그 순간 매일 야근만 하는 아빠가 아니라, 대자연속에 멋진 집을 가진 듬직한 아빠가 될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이 캠핑을 떠나야 하는 이유며 아웃도어를 즐기는 의미다. 그 속에서 반려자를 이해하게 되고 어느새 훌쩍 커버린 늠름한 자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팁=불씨나 랜턴 열기로 인해 텐트에 구멍이 났다면
겨울철 추위를 피하기 위해 텐트 안에서 화로나 난로를 사용하다 보면 불씨나 열기에 의해 텐트 천에 구멍이 나거나, 천이 녹아버리곤 한다. 천에 난 구멍이 매우 크다면 생산업체에 수선을 맡겨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집에서 도구를 이용해 수선할 수 있다.
우선 구멍이 난 부위의 이물질을 제거 후, 수선용 테이프를 알맞게 잘라 붙여준다. 수선테이프는 방수력을 높이기 위해 안쪽과 바깥쪽에 따로 붙여 주어여 한다. 이중으로 수선테이프를 붙인 후에는 코펠에 물을 데워 수선 부위에 다림질을 해준다.
◇이철규
대학시절부터 산악부 활동을 시작해 월간 사람과 산, 이마운틴을 거쳐 국내 최초의 아웃도어 잡지인 아웃도어 라이프를 창간했다. 이후 캠핑 잡지들을 창간한 데 이어 현재는 아웃도어 주간신문인 의 편집장이다.
이철규 sicsicman@bacc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