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DB)나 보안 등 주요 국산 소프트웨어(SW)가 외산 SW와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실시하면 승률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용과 기간, 외산 제품 편향 등으로 BMT를 실시하는 곳이 드물어 해결 과제로 지적됐다.
4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따르면 2007년부터 278개 제품을 대상으로 107번의 BMT 실시 결과, 이 중 주요 국산·외산 SW를 비교 테스트한 13번의 BMT에서 국산 SW가 9차례 1위를 차지했다. 승률은 69.2%다.
BMT에 참여한 제품은 DB관리시스템(DBMS),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DB보안 등 주요 SW를 아우른다. TTA는 응답시간, 자원사용률, 신뢰성을 비롯해 발주처가 요구하는 다양한 항목을 중심으로 BMT를 실시했다.
BMT에 걸리는 시간은 한 제품 당 3~5일 정도다. TTA는 발주처 요구사항에 따라 BMT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학계 전문가 집단으로 이뤄진 심의위원회 승인을 받는다. 이후 BMT 제안설명회를 개최해 참여업체와 절차를 논의한다. BMT 결과는 다시 심의위원회를 거쳐 업체나 발주처에 공지한다.
발주처와 참여업체, 심의위원회 등 여러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그만큼 신뢰성이 높다. 발주처에서 제품을 선정할 때는 제안평가 과정이 별도 존재하지만 대부분 BMT 1위 업체가 선정된다는 게 TTA측 설명이다.
BMT는 우수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객관적 정보를 제공한다. 개발업체에는 품질비교와 분석정보를 기반으로 취약점 보완 기회를 제공한다.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우수 SW를 발굴하고 국내 SW시장을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TTA가 BMT 사업을 하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BMT를 실시하는 곳이 드물다. 절차가 복잡하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제품 하나 당 3~5일이 걸리기 때문에 10개 업체가 참여하면 최소 한 달 이상이 BMT에 소요된다.
BMT의 공정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BMT 기간에 외부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발주처 내부에 BMT를 위한 인력과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도 주요 이유다. 수의계약 등으로 이미 업체가 내정된 경우가 많다는 것도 SW업계의 지적이다.
한 국산 SW업체 대표는 “이미 사전 영업이 진행돼 있는 경우 BMT를 통한 공정 경쟁을 회피하기 때문에 BMT가 실시되기 어렵다”며 “공공 분야는 BMT가 실시되는 비율이 10%에 불과한 데 공정한 경쟁을 위해 BMT가 반드시 제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산·외산 간 주요 SW BMT 현황
자료:TTA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