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평준화 그리고 탈 통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MWC 2013은 더 다양한 기업과 산업이 모바일 속으로 흡수되는 것을 보여주며 `스마트 모바일화`의 미래를 제시했다. MWC 2013에서 드러난 올해 ICT 트렌드는 `개방과 평준화, 그리고 탈통신`이다.
◇개방의 물결 몰아친다
`이것은 완전히 열렸다(It is truly open).` 기요히토 나가타 타이젠 협회장(NTT도코모 수석부사장)의 말이다.
스마트폰은 이동통신 사업자의 폐쇄적 생태계를 개방시켰지만 지금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와 iOS 양강체제가 되며 플랫폼 종속 문제점을 낳았다. 이번 MWC에서는 이런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통신사와 제조사, 앱 개발사의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파이어폭스, 타이젠, 우분투, 웹 OS와 같은 새로운 OS가 등장해 조명을 받았다. 이들은 MWC에서 단말기를 선보이며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력도 확장했다. 파이어폭스 진영은 텔레포니카를 중심으로 ZTE와 TCL커뮤니케이션즈가 파이어폭스폰을 내놓은데 이어 LG전자까지 제조사로 합류시켰다.
삼성전자·인텔 주도 타이젠 진영도 실체를 드러냈다. 하반기 일본과 프랑스를 시작으로 타이젠 연합군도 세력을 확대한다. 타이젠 진영은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 삼성전자에 이어 3위 화웨이까지 합류했다.
이들이 주목받는 것은 HTML5 기반으로 개발되기 때문이다. 앱 개발사 역시 플랫폼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
◇스마트폰 평준화, 넥스트를 준비하라
이번 MWC 2013 단말기 분야에서는 후발 기업 약진이 두드러졌다.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플랫폼 위주로 재편되면서 SW와 하드웨어가 모두 상향 평준화됐다. ZTE와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추격이 가장 거셌다.
이들 모두 풀HD 화면에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소니와 HTC는 완성도 높은 품질과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HTC `원`은 알루미늄 유니바디로 눈에 띄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풀HD 화질에 스피커를 화면 상하단에 위치해 독특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노키아는 보급형 라인업 제품만 선보였다.
이번 MWC를 참관한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단말과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스마트 모바일 비즈니스 단계상 중국과 일본 기업보다 앞서긴 하지만 점점 기술적 우위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 통신 바람 거세다
통신사업자는 지난 2011년의 `WAC`이나 지난해의 `조인`과 같은 새로운 통신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그 대신 전통적인 통신사업이 아닌 통신 인프라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수익을 추구하려는 `탈통신` 혁신 시도가 눈에 띄었다.
국내 통신사는 탈통신 선두주자로 인정받았다. KT는 스마트러닝, 모바일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 `가상재화` 사업을 세계 시장에 선보였다.
이석채 KT 회장은 OTT 사업자인 바이버(viber)를 비판하는 해외 통신사업자에 “OTT는 거부할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라며 통신산업의 변화 인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역시 헬스케어와 IPTV, B2B 솔루션 등 탈통신을 이용한 혁신을 예고했다.
해외 기업 움직임도 돋보였다. 도이치텔레콤, AT&T 등은 기존 통신사업 대신 사물통신(M2M)을 전면에 내세웠다. 더 이상 일반 가입자에게서 통신요금을 받는 모델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알고 사물로 가입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대규모 가입자를 보유하고 아직 높은 성장세를 누리고 있는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통신사의 발빠른 IoT(Internet of Things) 진입도 돋보였다.
양현미 GSMA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통신사가 과거와 같은 망사업자로선 살아남을 수가 없다”며 “서드파티(3rd-party)가 장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위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