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꿈의 네트워크`로 불리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도입에 나섰다.
그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활성화된 SDN이 올해를 기점으로 통신망(캐리어)으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통신망용 SDN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시장 선점을 서두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는 물론 단말기 제조사까지 상용망과 시험망에 SDN 기술을 적용하거나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SDN은 네트워크 장비의 컨트롤러 부분을 가상·집중화해 관리와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KT는 최근 기지국 집선 스위치에 SDN 기술을 적용하는 논의에 들어갔다. 이미 지난해부터 오픈플로(SDN 프로토콜) 적용이 가능한 스위치를 도입해 토대를 마련했다.
집선 스위치에 SDN을 적용하면 추가되는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트래픽 상황에 맞춰 용량을 제어하는 등 각종 기능 구현이 가능해진다. 향후 인프라 확장에 따른 투자비용도 줄일 수 있다.
국내 굴지의 스마트폰 제조사 한 곳은 올 초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과 손잡고 3G-4G 전환이 가능한 SDN 기반 기지국 설비를 자체 시험망에 적용했다. 단일 기지국 솔루션을 필요에 따라 3G 혹은 4G로 전환할 수 있다. 3G와 4G 스마트폰 출시 전 테스트 단계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다.
통신업계가 `실전용`으로 SDN 도입을 추진하며 에릭슨, 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 등 글로벌 기업도 솔루션 공급에 속도를 낸다.
에릭슨은 지난주 막을 내린 MWC 2013에서 캐리어급 SDN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광대역 네트워크의 가상화를 돕는 솔루션으로 2013년 하반기 시장 출시를 공언했다. MWC에서 이루어진 에릭슨 캐리어급 SDN 시연에는 국내 통신사들도 큰 관심을 타나낸 것으로 알려졌다
NSN은 최근 국내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2G-3G, 3G-4G의 병행 서비스가 가능한 기지국 솔루션을 제안했다. 기존 2G·3G 서비스를 유지하면서도 롱텀에벌루션(LTE)으로 전환을 도울 수 있다.
칩세트 제조사 브로드컴은 상반기 오픈플로 칩을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져 스위치 등 SDN 하드웨어의 본격적인 진화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에서 활약한 SDN 논의가 캐리어급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는 양상”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직 제대로 된 데이터센터 쪽 SDN 적용 사례도 나오지 않은 상태로 캐리어와 데이터센터, 엔터프라이즈 전 영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