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여성과학기술인으로 거듭, 그녀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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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연구원은 근육역학 분야를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연구소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비정규직이었다. 박사 후 과정을 함께 진행했는데 정규직이 아니다보니 국내외 연수나 학회 참여할 기회가 부족했다. 해외 연수의 경우 경제적 여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지인이 알려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비정규직 박사급 여성과학기술인 학회·연수지원사업`에 신청해 애리조나대학 `사버하트(Sarver Heart)`센터에서 연수 경험을 쌓았다. 한달 동안 새로운 실험기법을 배우고 연구동향에 대해 토론했다. 연구 활동을 논문으로 발표할 수도 있었다. 연구 경력으로 이 연구원은 올해 4월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에서 정규직 연구원 활동을 이어 나가게 됐다.

#동물행동 분야는 논문이 빨리 나오지 않는 분야다. 업적쌓기가 쉽지 않다. 경주대 애완동식물보호학과 조교수로 정식 임용된 박소라 교수도 학위를 위해 공부를 계속했다. 과천과학관에서 일하긴 했지만 계약기간이 끝나고 경력이 단절된 상태였다. 학생으로 돌아와 연구와 취업 준비를 전념하다 WISET의 비용 지원으로 대한수의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 포스터 발표를 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학술대회 참가 등 경험과 지원 사례가 교수 임용 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외 연수·학회 참여 경험으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여성과학기술인으로 거듭나는 사례가 관심을 받고 있다. WISET은 “올해 비정규직 박사급 여성과학기술인을 선발해 국내외 학회·연수비용을 지원한다”고 27일 밝혔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총 126명을 지원한 사업이다. 연수·학회 참여로 경험을 쌓은 여성과기인이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데 도움을 얻었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 과기인이 연구 현장으로 돌아오는 사례도 있다. WISET 관계자는 “여성과기인의 연구 경력 단절을 막아 과학기술분야 전문 인력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WISET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혜자 42%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고, 36%가 논문 추가발표, 특허 등록 등 발표 관련 연구 실적 성과를 얻었다고 응답했다. 이은정 연구원은 “연수 과정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얻거나 새로운 연구·실험을 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제적 여력이 부족해 해외 연구활동을 할 수 없는 여성과기인에 지원되는 비용은 최대 500만원이다. WISET은 올해 3월, 5월, 8월 세 차례 지원사업을 펼친다. 신청자격은 비정규직 박사급 여성과기인, 이공계 박사과정 수료자, 상시 근로자 50인 이하 연구기관에 재직 중인 박사급 여성과기인이다. 1차 접수는 3월 5일까지로 WISET 홈페이지(wiset.re.kr)를 통해 지원한 후 신청 서류를 우편 접수하면 된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여성과학기술인으로 거듭, 그녀들의 이야기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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