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모바일2.0 시대 주연이 돼야

2009년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는 `아이폰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인터넷 강국`이란 자랑이 무색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았다. 쇼핑과 인터넷뱅킹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사이트는 제대로 보이지도 작동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당연한 서비스지만 하나은행이 국내 은행 첫 아이폰용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정도였다.

인터넷 강국의 초라한 자화상이었다. 인터넷 서비스의 대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최적화한 데다 웹 표준을 따르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개발된 탓이다. 액티브엑스로 도배된 사이트도 한둘이 아니었다. 당연히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전환하는데 발목이 잡혔다.

5년이 흐른 지금. 웹 환경은 과거보다 개선됐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웹 개발에 웹표준을 생각하게 됐다. 다양한 브라우저 지원을 고려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이 무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무선인터넷 강국`이라고 내세울 수가 없다. 빠른 초고속 인터넷 망만 갖고 강국을 논할 시점이 지났다.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 플랫폼에 종속됐다. 구글과 애플이 정책을 바꿀 때마다 업체들은 따라가기에 힘이 부친다. 안드로이드, iOS 버전이 바뀔 때마다 개발 비용 는다. 글로벌 플랫폼 종속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이 대거 선보이는 자리다. 스마트폰 운용체계(OS)를 넘어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사용되는 형태다. 앱 개발의 자율성과 비용 절감, 유통경로 확대 등 새로운 파도가 몰려온다. 폐쇄에서 개방 환경으로 새로운 변화가 더욱 폭넓게 확산된다. 모바일2.0 시대의 도래다.

모든 비즈니스의 중심은 모바일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두 번이나 반복한 시행착오는 모바일2.0 시대에 더 이상 답습해선 안 된다. 특정 플랫폼에 종속된 굴레를 이젠 벗어야 한다. 차세대 개방형 플랫폼 주도에 정부와 업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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