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주파수 할당방안 토론회, 이견 첨예

롱텀에벌루션(LTE) 광대역 주파수 할당 방안을 놓고 열린 토론회에서 통신사와 전문가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논쟁은 KT가 LTE 전국망으로 사용하는 1.8㎓에서 인접대역을 KT에 할당하는지에 집중됐다. 경쟁 통신사는 물론이고 전문가 패널도 정책 주안점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입장이 교차했다. 입장차가 극명한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20일 전체회의에 할당 방안을 상정, 확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과 공정경쟁을 두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주파수 효율성을 위해 1.8㎓ 인접대역을 경매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업자간 공정경쟁을 위해 인접대역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이동통신에서 주파수는 회사 존폐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KT에 인접대역을 허용하는 3안은 특정사업자에 추가 투자비 없이 단기간에 전국망 속도 2배의 광대역 독점을 허용하는 방안이고, 경쟁사업자는 2년 이상 경쟁력 열위에 놓인다”고 주장했다. 강 상무는 “공통대역 최대화와 특정 사업자 경쟁력 우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1안이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하성호 SK텔레콤 상무도 KT에 인접대역을 주는 것을 반대했다. 하 상무는 “KT를 제외한 회사는 기존 전국망을 두고 다시 전국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어 투자비만 2조~3조원 차이가 난다”면서 “단말기 공급이나 망 구축시기 등에서도 절대적인 경쟁제한을 당하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김희수 KT 상무는 “주파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용한 주파수를 인위적으로 할당조차 하지 않는 1, 2안은 주파수 정책의 근본 목적인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잘못된 안”이라며 “3안으로 하면 3사 모두 1.8㎓ 대역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보유하고, KT가 인접대역을 가져도 경쟁사는 캐리어애그리게이션(CA) 등 기술적 수단으로 따라오기 때문에 설비 기반 경쟁이 촉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는 1.8㎓에서 최대 대역폭을 할당하지 않는 것이 재벌 편들기라는 주장도 폈다. 지난 2010년 SK텔레콤이 2.1㎓ 대역에서 기존 주파수와 연속된 대역을 추가로 할당받았고, LG유플러스도 2011년에 단독으로 2.1㎓를 추가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 의견도 공정경쟁과 주파수 효율성 중 어디에 무게를 두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최재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장은 “기술 측면만 볼 때 현재 인접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 사업자를 제외하는 방안은 주파수 파편화 가능성이 있다”면서 “결국 통합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수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도 “주파수 경매 블록 설계시 가능하면 미할당 주파수 대역은 없어야 한다”면서 “공정경쟁과 경쟁 활성화가 모순적인 측면이 있지만 소비자 편익이나 주파수 이용효율 차원에서 안을 마련하고 불공정한 부분은 조건을 마련해 서로 동의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주파수 할당 방안을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에게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안인지 생각할 때 3안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그룹장은 효율성을 고려하되 공정경쟁 조건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 그룹장은 “정부는 투자 촉진을 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쟁을 활성화하면서도 시장이 독과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장이 공정경쟁하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제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는 “(3안에서) 인접대역을 KT가 가져갈 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할당하면 투자비 차이를 보상할 수 있는데 방통위 안은 이렇게 설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동통신시장 경쟁상황을 고려하면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경쟁력 차이가 생기면 사업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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