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냉장고 용량 진실 "끝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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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놓고 벌인 디스플레이에서는 법정 공방을 접었지만 냉장고에서는 소송전을 계속할 태세다. 전사 차원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유지하기보다는 이슈별로 건건이 대응한다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냉장고 소송건과 관련한 회사 의견을 이번주까지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번 주말이 변곡점이 될 수 있다.

LG전자는 냉장고 용량 비교 광고에서 불거진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취하할 뜻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부당 광고를 게재한 후 법원 판정에 따라 영상물은 내렸지만,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는 접근이다. 디스플레이 소송과는 별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회사 이미지 훼손과 제품 판매에 부정적 영향이 있었던 만큼 소송 취하를 위해서는 삼성 측의 책임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책임있는 조치`에는 공식 사과와 유사 사안의 재발방지 약속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강경대응 입장이다. LG전자가 소송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자사 이미지를 훼손하는 만큼 끝까지 시비를 가리자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내 법무팀을 통해 기존 광고금지 가처분결정에 대한 불복절차까지 검토중으로 최종 대응 수위를 조만간 확정할 것”이라며 “삼성 제품 실제 용량이 더 크다는 것은 사실인 만큼 이를 알리는 데도 집중한다”고 말했다.

두 회사 간 벌이는 냉장고 공방은 6개월째 접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최대용량의 양사 냉장고를 놓고 물을 채워보고 자사 제품 실제 용량이 더 크다는 동영상(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에 LG전자는 자의적 실험을 정부 규격처럼 허위 광고했다며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승리했다. 이후 LG전자는 지난달 14일 서울남부지법에 삼성전자 동영상 광고가 제품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며 100억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전선을 넓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진실을 밝히겠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LG 모두 가전분야 글로벌 선두를 목표로 하는 만큼, 논리공방과 함께 자존심 싸움까지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두 회사의 냉장고 공방은 일단 마케팅에서는 큰 효과를 봤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삼성전자 `T9000`과 LG전자 `V9100` 제품은 국내에서만 월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빅히트 제품이 됐다. LG전자는 지난 달부터 에너지효율을 개선한 새 버전의 910리터 냉장고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도 조만간 신제품 냉장고 전략 모델을 내놓는 등 법정 대결과 별도로 제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012.8:삼성전자 `냉장고 용량 비교` 광고 및 영상 게재

-2012.9:LG전자 `부당광고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 제기

-2012.11:서울지방지법 LG전자 승소

-2013.1:LG전자, 삼성전자 상대로 100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2013.2:법원 심의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