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7곳이 빅데이터 분석 전담 인력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는 전담 인력은 비교적 많지만,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인력이 태부족하다는 얘기다. 결국 데이터를 쌓아 놓을 뿐 활용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셈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빅데이터 포럼(의장 하성민)이 최근 내놓은 `빅데이터 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208개 기업·기관 중 데이터베이스 분석 전담인력을 보유한 기업은 전체 32.2%인 67곳에 그쳤다.
특히 52개 공공기관 중 분석 전담 인력을 보유한 기관 수는 13개에 머물렀다. 23개가 조사 대상에 포함된 대기업은 56.5%가 분석 인력을 보유하지 않았다. 중소기업은 조사 대상 133개 중 33.1%만 데이터베이스 분석 전담 인력을 보유했다.
업무 분야별로 따져봐도 공공부문이 두드러졌다. 공공 분야로 분류된 26개 기업·기관 중 5곳만 분석 인력을 보유했다. 금융 분야가 조사 대상(29개)의 절반에 가까운 14곳이 분석 인력을 보유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만 하는 인력은 208개 기업·기관 중 76%인 158개 기업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87%가 데이터베이스 관리 인력을 보유했고 중소기업이 77.4%, 공공기관은 67.3%로 조사됐다. 분석 전담 인력과 마찬가지로 금융 분야의 관리 인력 보유율이 89.7%로 가장 높았으며 공공기관이 61.5%로 제일 낮았다.
이 같은 통계는 빅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데이터 과학자`가 부족한 우리나라 산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데이터량은 이미 빅데이터로 불릴 만큼 충분하다. 208개 기업·기관 중 35.6%가 테라바이트급 용량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했으며, 페타바이트급 용량을 보유한 곳도 2%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분석할 전문가가 크게 부족한 현실이다.
데이터 과학자는 단순 IT에서 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맥락을 도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직군이다. 미국이 `빅데이티 R&D 이니셔티브`를 구성해 인력양성 투자에 나서는 등 해외에서는 국가 단위의 데이터 분석 인력 양성이 시작됐다.
인력이 없으니 활용도도 턱없이 낮다. 240개 응답 기업 중 부가가치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5곳에 그쳤다.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순히 대학에 빅데이터 과학자 양성과정을 개설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말고 빅데이터 과학자들이 일할 수 있는 토대 마련도 중요하다”며 “미국 등 선진국보다 더 나은 빅데이터 기술과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력양성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DB관리 전담인력 보유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