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청년, 한류 3.0으로 도전하라

1970년대 후반 처음 맛본 치즈는 가히 충격이었다. 마가린과 간장에 또 때로는 케첩에 비벼먹는 밥은 또 어땠는가? 어렸지만 한국인의 입맛으로는 쉽사리 수용될 수 없었던 치즈의 `고린내`와 마가린의 `느끼함`, 그리고 케첩의 `시큼함` 같은 첫 경험들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든 힘은 단언컨대 `원더우먼`과 `600만불의 사나이`였다. 그들과 동일시되는 `멋진 나`로 재탄생할 수 있는 당시의 가장 간단한 의식이 그들의 음식을 내 몸 안에 받아들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경한 이국의 문화가 `멋`으로 수용되는 순간, 기존의 식습관은 물론이요 개인의 생활양식 전반까지 `리셋`시켜버릴 수 있는 강력한 힘, 이것이 곧 어떠한 생경함도 쉬이 익숙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문화가 지닌 `마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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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싸이로 인해 `코리아`가 뜨거웠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넷 월드 스태츠(Internet World Stats)에 따르면 2012년 6월, 세계 인터넷 인구는 약 24억명으로 조사됐다. 현재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통해 12억뷰를 넘었다니 대략 6개월의 시차가 있더라도 전 세계 인터넷 인구 중 40% 이상은 충분히 싸이와 `강남스타일` 그리고 `코리아`를 인지하게 된 것이다.

새해 벽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류문화진흥단`이 기존 한류 콘텐츠 외, 신한류 콘텐츠 발굴을 목적으로 인디음악, 전통문화, 패션, 음식 등 여러 장르를 접목시키는 데에 3279억원의 예산을 투여한다는 내용이다.

문화는 멋이다. 그런데 멋을 부리는 방향이 너무 `위`로만 한정된 `상류층·고급화 지향`인 듯해 아쉽다. 최근 정부 주도의 미국 내 전통문화 소개 프로그램 중 `오방색을 활용한 패션쇼`라든지 궁중음식 위주의 한식 소개 등이 그러하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그대로 유지·확장하되, 이른바 `자본주의 문화의 본고장` 미국에 자연스레 재미 요소를 곁들여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추가적인 전략 역시 필요하다. 한국이 콘텐츠를 선보이면 미국이 자연스레 세계에 보급하는 역할을 하게 되니 그렇게 우리 것을 세계가 경험하게 하고 이해하게 해서 궁극적으로 우리 전통문화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한 더욱 대중적 방식의 `한류 3.0` 확산방안에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지혜는 젊은 세대들로부터 구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아무래도 그들은 유학, 여행, 그리고 최근의 세계화 추세 등을 통해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에 공감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com)`을 추천한다. 이 사이트에는 웬만한 문화원형들에 대한 공부는 속성으로 마치기에 충분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들이 구축되어 있다. 진정 `한류 3.0`에 관심이 간다면 들여다보고 익혀 젊음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재가공해 볼 것을 권장한다.

게다가 정부 지원을 통해 창업·마케팅 지원까지 받을 길이 있다. 예를 들어 한식 세계화에 발 맞춰 조리사 자격증에 도전할 필요도 없다. 미국 내 중식당의 포천 쿠키처럼 한식당에 가락엿을 납품해 보면 어떨까?. 전통놀이 `엿치기`의 스토리텔링과 동의보감 속 엿의 효능까지 묶어 상품화한다면 금상첨화겠다. 또 미국 명절 할로윈데이의 잭오랜턴(Jack-O-Lantern, 호박등)에서 착안해 밸런타인데이에 청사초롱을 판매해 보면 어떨까?.

청년들이 오로지 대기업에만, IT에만 목숨 걸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이 오로지 정통에만, 이름값에만 고집하지 않는 2013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문화보국(文化保國)하는 청년들이 더 많아지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김영원 (주)비빔 대표이사 jesse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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