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용 반도체 시장, 한국 업체는 없네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은 또 다시 후발 주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신제품을 출시하는 반면 멀티미디어 기술에 강했던 국내 업체들은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TI·맥심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은 HUD용 솔루션 또는 칩을 선보이고 자동차 시장으로 진군하고 있다.

HUD는 운전자 앞 유리창에 위치 정보나 진행 방향을 표시하는 장치다. 운전자가 고개를 돌릴 필요 없이 화면을 볼 수 있어 지금의 LCD 내비게이션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HUD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00만대에서 오는 2020년 700만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HUD가 구동하려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프로젝터용 레이저 구동칩, 화면을 확대해주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요하다.

맥심인터그레이티드(대표 김현석)는 자동차 피코프로젝터용 8bit 적록청(RGB) 레이저 구동칩(드라이버) `MAX3601`을 최근 출시했다. 3개 RGB 레이저를 적용해 밝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다. TI(대표 켄트전)는 지난해부터 프로젝터에 쓰이던 디스플레이광프로세싱(DLP) 기술을 자동차 업체에 공급했다. 초소형 거울을 LCD 디스플레이에 부착하고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쏘아주면 화면이 확대된다. 멀티미디어 기능은 차량용 AP를 다수 공급해오던 프리스케일, TI 등이 선점했다.

하지만 한국 업체 중에서는 이 시장을 공략한 곳이 없다. 텔레칩스(대표 서민호)가 애프터마켓용 내비게이션 AP를 공급하고 있지만 HUD 시장을 뚫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차량용 반도체는 모바일·PC에 비해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기술 요구 수준은 낮지만 내구성·온도 기준이 높다. 차량용 안전성 표준 `ACQ100` 인증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오디오프로세서 이외에 차세대 기술에 쓰이는 AP나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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