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인식 전문기업 슈프리마는 애플 보다 수익성이 좋은 회사다.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출전문 기업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직원들 이직이 상대적으로 많다. 신입사원은 물론이고 경력사원까지 고비를 버티지 못하고 떠난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 역시 “이직이 좀 많은 편입니다”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이 대표 뿐 아니라 남은 자는 떠난 자의 고충을 이해하면서 쿨(Cool)하게 보낸다. 왜 그럴까.
슈프리마의 영업이익률은 30%대를 기록 중이다. 대용량 지문관리 시스템과 출입통제·근태관리 기술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이 회사는 일반 제조업체들에 비해 4∼5배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알짜기업이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다. 이재원 사장은 이 같은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이재원 사장은 하드트레이닝을 주문한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처럼, 기업의 경쟁력은 직원들의 강한 체력과 정신력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이재원 사장은 “능력은 기본이고 성실성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요구사항이 많다. 특히 체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전 직원 금연제도를 실시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산을 찾는다. 가벼운 산행이라기 보다 행군에 가까운 등산이다. 참가 여부는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으나, 불참하면 여행 등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마일리지를 쌓지 못하게 된다. 이 회사는 일정한 마일리지를 쌓은 직원을 대상으로 온 가족이 해외로 동반 여행을 떠나는 보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슈프리마는 지난해 유럽 이외 국가에서 선전했다. 가나와 인도의 주민등록사업을 수주했고, 일본 정부기관에 대한 납품도 신규로 이뤄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겠지만, 제품경쟁력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매출은 물론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올해도 잡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대표는 “이익률이 유일하게 비슷한 기업이 애플이었는데, 지금은 애플도 떨어진 상태”라며 “매출도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도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한다. 이 대표는 “시큐리티 부문에서는 글로벌 넘버2 정도의 위치에 왔다”며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위상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나아갈 좌표는 확실하다.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 진출하기 보다는 공공기관 및 기업과의 거래다. B2B 시장에 포커스를 맞춘다. 그는 “B2C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다. B2B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모 회사와 3년째 진행 중인 특허분쟁과 관련해 “우리가 이긴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예방 주사를 맞은 것 같다”고만 짧게 답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바이오인식 글로벌 톱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사업에서 넓고 깊게 파내려 갈 것”이라며 “직원들에게도 순간순간 혜택을 주기보다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