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탈(脫) 중국 바람…자국 U턴하거나 동남아 등 제3국으로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하면서 현지에 공장을 둔 외국기업들이 임금 수준이 낮은 동남아시아로 제조 기지를 옮긴다. 자국으로 생산 시설을 다시 이전하는 `리쇼어링(Reshoring)` 기업도 느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건비가 주요 투자 고려 요인 중 하나인 제조업에서 중국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은 최근 10년 동안 노동자 평균 임금이 매년 두 자릿수(평균 15% 안팎)의 상승률을 이어왔다. 5대 보험 및 주택 관련 부담금을 합치면 임금 상승률은 66%에 이른다.

이 추세는 외국 자본이 중국에 투자한 통계에도 잘 나타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 자본이 투자해 중국에서 신설한 기업 수는 2만4925개로 전년보다 10.1% 감소했다. 금융부문을 제외한 외국기업의 중국 내 직접투자(FDI) 규모는 1117억달러로 전년보다 3.7% 줄었다. 제조업 부문의 외국인 직접 투자는 488억7000만달러로 전년보다 6.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남아시아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캄보디아 FDI 규모는 2011년 8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로 뛰어올랐다. 피터 브림블 아시아개발은행(ADB) 선임 경제학자는 “아세안으로 유입된 해외 투자액은 가파르게 치솟는 중”이라고 밝혔다. 태국 역시 지난해 FDI가 전년 대비 63% 증가했고 인도네시아도 지난해 1~9월 FDI가 27% 늘었다.

상황이 이에 다다르자 중국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다시 옮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지난해 연매출 10억달러 이상의 10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가 해외 생산시설의 미국 이전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14%는 이전을 확정했다고 응답했다. 미국은 제조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2월 법인세를 종전 35%에서 28%까지 낮췄다. 제조업체에는 추가 혜택을 줘 그 수준을 25%로 줄였다.

21일(현지시각) 출범하는 미국 오바마 2기 행정부는 자국 이전 기업에는 추가 세제 혜택을, 해외에서 아웃소싱(Offshoring) 기업에는 감세혜택을 중단하는 `더 브링 잡스 홈 법안(The bring jobs home act)`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민주당 상원 의원 데비 스타비나우가 발의한 법안이다. 공화당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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