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나노종합팹센터 1층 로비. 6V 짜리 배터리 8개(48V)가 탑재된 골프카트를 무선 충전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초기 5~6회 에러가 나긴 했지만 시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전기를 수신해 직류로 바꿔주는 레귤레이터의 전압치 설정을 잘못한 탓에 에러가 발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외로 좋았다.
레귤레이터 전압치를 수정하자마자 주파수를 변환하는 인버터 옆에 놓인 무선전력전송제어 모니터링 시스템 화면에 실시간 전송효율이 수치로 바로 나타났다. 몇 초간 20~30%에 머물더니 곧바로 78%대로 올라섰다. 1분이 더 지나자 81~82%까지 숫자가 찍혔다. 전기전송효율은 일반 가정에서 쓰는 유선도 80% 전후다.
KAIST 테라랩(김정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연구실)이 에너콘스테크(대표 김인명)와 공동으로 지난 16일 골프카트용 주차장 무선충전 시스템을 시연했다. 지난 2년간 시스템 개발과 실험을 위해 수없이 날을 샜다는 김홍석 연구원이 시연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비가 오는 악천후에서도 안전하게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자기장 공진 방식으로 무선전송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시연 조건은 바닥 송전코일에서 수전코일까지 15㎝ 정도 떼어 놨다. 이 상태에서 1.1㎾의 전력 무선전송효율이 코일 간에는 97%까지 나온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코일 성능 분석 SW도 자체 개발해 적용했다. 김종훈 연구교수가 개발한 이 SW는 송전 및 수전 코일의 특성 검증과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최적 설계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이 SW를 이용한 무료분석 서비스를 향후 한시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무선충전 시 늘 제기되어온 전자파 문제도 해결했다.
실제 이날 휴대형 자기장 계측기를 이용해 차량 주변과 골프카트기 좌석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위치에 따라 7.3~58.4mG(밀리 가우스)를 기록했다. 이는 지구가 자연 상태서 방출하는 자기장 500mG의 10분의 1정도에 불과한 수치다. 전자파 관련 규격 중 가장 엄격하다는 국제비전리방사방호위원회(ICNIRP) 가이드라인을 충족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에너콘스테크는 60㎐의 상용전원 주파수를 20㎑의 고주파수로 변환하는 인버터를 세계 처음 개발했다.
김정호 교수는 “전체적으로 보면 무선전송효율이 80%넘게 나온다”며 “이 정도면 상용화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KAIST 온라인 전기차보다 효율이 5%정도 더 우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자파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 교수는 지난 2011년 타임지가 세계 50대 발명품으로 선정한 KAIST 온라인 전기버스의 전자파 차폐기술과 전자장 설계를 담당했다.
테라랩은 올해 말까지 상용 전기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6.6㎾급 무선충전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전력변환시스템 개발을 맡고 있는 김인명 에너콘스테크 사장은 “오는 2014년까지 콘센트에서 배터리까지 90% 이상의 효율로 20㎾ 이상의 전력을 전달하는 급속 무선충전용 인버터 및 레귤레이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