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연구소]티엠에스

해운·물류업체의 밀집 지역인 부산 중구 중앙동의 한진중공업 R&D센터 9층. 티엠에스 기술연구소 연구원이 해양플랜트 지원선 설계 과정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쪽 편에는 그린쉽 등 친환경 선박의 부품 설계 논의가 한창이다. `대충해서 만든 도면 고충되어 돌아온다.` 연구소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 온, 벽면에 걸린 캐치프레이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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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석 티엠에스 기술연구소장(오른쪽 두번째)과 연구원들이 설박 설계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아디시피 조선 경기는 극심한 침체 상태입니다. 기존 설계 기술력을 높이고, 신제품 등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 적용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연구원은 티엠에스의 미래입니다.” 연구소를 소개하던 유병석 티엠에스 기술연구소장은 `연구 인력이 많아 보인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티엠에스(대표 박노준)는 2010년 6월 한진중공업 선박설계 파트인 기술본부가 통째로 독립해 설립된 선박설계 전문기업이다. 지분 구조상 계열이나 자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계약 및 업무 연속성상 한진중공업 건조 선박의 설계 물량 대부분을 받아 처리하고 있다. 기술연구소(소장 유병석)는 한진중공업 기술본부 소속에서 티엠에스 설립과 함께 조직과 인원이 그대로 이어졌다. 설립 시점으로 치면 신생이지만 한진중공업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수십 년의 연구 노하우를 갖고 있는 중견 연구소인 셈이다.

유병석 소장은 “한진 기술본부의 모든 연구 자료와 축적 데이터 등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대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쌓은 연구 실적과 노하우, 연구개발 마인드를 그대로 갖춘 업계 최고 연구소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본부에서 독립 회사가 된 이후 티엠에스는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2011년 160억원 규모의 매출은 지난해 140억원선까지 떨어졌다. 아직까지 한진중공업이 주는 설계 물량이 최대 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고, 향후 물량 확보도 장담할 수 없다. 티엠에스의 중장기 독자적 먹거리를 개발하고 있는 기술연구소를 `티엠에스의 미래`라 부르는 이유다.

티엠에스는 중소조선소 타깃 마케팅, 해양플랜트 특수선 등 니치 마켓 확보, 선박 공정자동화 등 토털 서비스 전개 신규 비즈니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중 해양플랜트 지원선은 최근 정부의 해양플랜트산업 육성지원 정책에 힘입어 소규모지만 물량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상태. 토털서비스는 한진중공업 시절의 현장+설계 노하우를 살려 선박 설계 뿐 아니라 생산자동화, 공정 효율화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비즈니스다.

중소조선소 타깃 마케팅도 2015~2016년쯤이면 조선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리라는 전망 속에 준비하고 있다. 신규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춰 기술연구소는 4개 팀 50명 인원으로 관련 제품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소 인력은 전체 220명의 23%에 달한다.

연구소의 R&D성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2011년 연료 절감형 친환경 컨테이너 선형을 개발했다. 크기는 같지만 엔진 힘을 적게 들이고도 기존 선박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술이다. 미국선급(ABS)에서 선박 진동과 소음, 실내 환경, 조도 등의 기준을 심사하고 인증할 수 있는 `ABS 엑스터널 스페셜리스트` 자격도 취득했다.

연구소는 선박 생산 현장에 설계 작업을 융합하는 IT융합 과제 `시뮬레이션 기반 선박해양플랜트 생산기술 개발`을 포함, 8개 연구과제 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올 해 티엠에스 매출을 20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유 소장은 “설립 후 지금까지 티엠에스라는 이름 알리기에 주력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시점”이라며 “기술연구소 신규 아이템을 앞세워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자리 잡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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