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가 30조원. 종사자 수 20만명. 업계 선두 기업의 연간 매출규모는 6조원. 적지 않은 산업규모다.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동네 빵집 대우를 받는 산업이 있다. 바로 정보기술(IT)서비스산업이다.
지난해 재벌 총수 2세와 3세들이 빵집을 한다고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이때 IT서비스 산업도 함께 도매급(?)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후 IT서비스기업은 재벌의 일감몰아주기 표상으로 지목을 받았다. 물론, 재벌의 자금 창구 역할을 하거나, 편법을 동원해 그룹 계열사 일감을 수주해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IT서비스 기업에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여년간 IT서비스기업의 도움으로 우리나라 기관과 기업은 정보화를 추진, 업무 효율화와 편리성을 높였다. 이로 인해 우리는 정보화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환경을 산다. 전자정부 등 해외에 우리나라의 뛰어난 정보통신기술(ICT)을 전파하는 선봉 역할도 수행한다.
왜 IT서비스 기업이 동네 빵집 취급을 받을까. IT서비스 업계 스스로가 자신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룹의 대형 계열사와 발주기관의 눈치를 보느라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IT서비스 산업과 관련한 일을 하지 않으면 일반인들은 이 산업 자체의 존재를 모른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이 대표적인 IT서비스 대기업이지만, 삼성, LG, SK그룹 계열사라는 것만 알뿐, 뭐 하는 회사인지를 잘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시스템통합(SI)과 소프트웨어(SW)를 구분할 줄 알아달라는 것은 무리다.
철강업계를 대변하는 철강협회는 철강업체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일반 어린이와 가족 대상으로 캠프를 연다. 캠프에 참석하면 철강회사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우리 일상 속에 철강이 왜 필요한지 등을 설명해준다고 한다. 일상 속에서 친근하게 산업을 알리고 다가간다. IT서비스업계도, 한번쯤은 이러한 것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