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2013년 신규 정보기술(IT) 사업에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고정비를 뜻하는 경비예산까지 합하면 은행권 전체 예산은 2조6000억원가량이다. 지속적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2일 전자신문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 등 주요 시중은행과 대구·부산·전북·경남·광주 등 지방은행을 상대로 2013년 IT 예산을 조사한 결과 이들 11개 은행 총자본예산(신규 투자예산)은 1조775억원으로 조사됐다. 내부 규정상 공개를 거부한 제주은행과 외국계 은행,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농협의 예년 예산까지 합산해보면 은행권 전체 예산은 1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2700억원(경비예산 2700억원)으로 은행권 중 가장 많은 IT 투자를 진행한다. 특히 소문만 무성했던 공인전자문서보관센터(옛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공인전자문서보관센터 인프라 구축에 300억원을 책정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BPR) 시스템 재구축(250억원)과 자동화기기(ATM)·공과금수납기 신규 도입(120억원) 등도 주요 사업이다.
두 번째로 투자 규모가 큰 은행은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가 한창인 기업은행이다. 이 은행은 카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포함한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에 870억원을 책정했다. 본부 각 부서 단위업무 구축 시스템통합(SI) 사업에 600억원을 투자하고 서버와 주변기기 구입에 170억원을 사용한다.
신한은행은 올해 IT 예산으로 자본예산 1200억원과 경비예산 1400억원 등 총 2600억원을 책정했다. 지난해 대비 700억원이 증가했다. 신데이터센터 구축과 이전에 소요되는 금액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죽전 그룹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올해 9월 은행을 시작으로 내년 각 계열사 데이터센터를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농협 역시 적잖은 신규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e금융시스템 구축과 농협생보·손보 신보험시스템 구축 사업이 이어진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지난해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업구조 개편(신경분리)으로 관련 시스템 구축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용찬 기업은행 IT본부장(부행장)은 “지난해에는 은행별로 보안 투자가 많았다”며 “올해 대규모 투자가 많지 않고 경기침체 영향 때문에 IT 예산이 다소 보수적으로 집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은행권 IT예산(단위:억원)
자료:은행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