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SW 경쟁력과 SW프로세스 품질인증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 영향으로 대기업의 공공 IT프로젝트 참여가 제한된 반면에 중소 전문 SW기업에는 사업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소기업 경쟁력에 의문의 눈초리를 보낸다. 오랜 기간 프로젝트 및 품질관리 경험과 지식을 축척한 대기업을 중소기업이 대신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중소기업이 제대로 된 품질과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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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문제는 수출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해 직접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수주 후 해외 업체에 개발 외주를 줄 때 우리 SW기업이 낭패를 겪는 부분은 SW공학적 방법에 따른 체계적 개발방법과 문서화다. 이에 대한 부족한 경험 때문에 일을 그르칠 때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것이 SW 프로세스 품질인증(SP인증) 제도다. 시행 3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것에 초기 인증기업으로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SP인증은 SW 품질 결함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한국형 역량성숙도 모델(CMMI)을 표방하며 SW 품질개선을 위해 마련한 제도다. 의료정보 및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비트컴퓨터는 제도 시행 초기인 2009년 5월 인증을 획득했다. 시행 3년이 지난 최근에는 재심사를 통과해 인증을 갱신했다.

이처럼 SW 프로세스와 품질 중요성이 강조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SP인증 제도가 시행 3년을 넘었지만 현장에서 발로 뛰는 기업 현실은 녹록치 않다. 먼저 인증 획득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적 부담이다. 재정상태가 열악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심사비용과 인증 준비에 따른 컨설팅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급박한 프로젝트 일정상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개발 체계를 조직에 정착하고 이를 위한 인증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주기관이 SP인증을 요구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으나 아직 공공분야에서 마저 우대조건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제도를 만들고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나 방안이 미흡하다 보니 전문업체 입장에서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에 한계가 있다.

비트컴퓨터는 2009년 5월 SP인증을 획득한 이후, 국내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2010년 초부터 2년여에 걸쳐 카자흐스탄 5개 국립병원 디지털병원 구축사업인 `카자흐스탄 NMH 프로젝트`에 SP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이 프로젝트는 의료정보 단일계약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금액인 578만달러 규모, 구축기간 2년의 대규모 사업으로 프로젝트 성공에 SW 프로세스가 큰 도움이 됐다. 또 지난달 계약한 몽골 IMC(International Medical Center)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사업에도 SP 프로세스를 적용해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고객만족도 향상을 꾀할 계획이다.

상당수의 기업이 GS인증은 물론이고 ISO, SP인증 등 품질과 개발 프로세스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로 인해 제품 완성도가 높아지고, 고객만족도가 향상되는 등 업무 효율성 개선 효과를 체험했다.

세계경기 불황과 국내경기 위축으로 당장 생존 자체가 이슈인 환경에서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SW기업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장 눈앞의 먹거리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품질`이나 `SW프로세스` 투자가 필요하다. 또 정부는 SW 품질 결함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방지하겠다는 제도 시행 취지를 잊지 말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곧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시각에서 SP인증 활성화를 통해서 이 난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 joje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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