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도 너무 착해~이 차가 사랑받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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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하이브리드카의 글로벌 연간 판매가 100만대를 넘어섰다. 업계는 100만대 돌파가 하이브리드카 수요 증가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 관망해온 일반 소비자들의 유입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각국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일반 차량과의 가격 차이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졌으며, 참여 업체도 늘고 있다.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유가 상승과 친환경성 요구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으로 하이브리드를 꼽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 시장 확대의 주역은 단연 토요타다.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 승용차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토요타는 지금까지 미니밴, SUV, 후륜구동 세단, 경차 등 다양한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 결과, 2010년 7월 일본 누적판매 100만대, 2011년 2월 글로벌 누적판매 300만대를 달성했으며, 올해 1~10월 글로벌 시장 하이브리드 판매 대수가 이미 100만대를 넘어섰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카 글로벌 누적 판매는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460만 대를 넘어섰고 일본 시장 누적 판매는 200만대를 돌파했다. (참고로, 2009년부터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은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하이브리드카 누적판매는 지난 11월에 10만 대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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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캠리 2.5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다른 부분이 없다. 점잖게 하이브리드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을 부분이다.

현재, 토요타는 일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승용차 15종,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1종을 판매 중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승용차 19종,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1종을 약 80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올해 토요타의 일본 판매량 중 40%, 글로벌 판매량의 14%는 하이브리드 카가 차지하고 있다. 토요타는 2015년까지 20종의 신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글로벌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전년 대비 전체 자동차 시장이 5.1% 축소된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는 85.4% 증가한 2만 7천 대(11월 기준)를 기록했다. 수입 디젤차들의 경쟁 모델로 하이브리드를 내세운 한국 토요타는 올해 1~11월 1,635대의 캠리 하이브리드를 판매했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지난 1월 7세대 캠리 출시와 함께 새 모델로 바뀐 이후 가파른 판매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해 1~11월 캠리 하이브리드의 판매 대수는 246대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판매 비중 면에서 가솔린 모델의 10%를 넘지 못했다. 뉴 캠리의 경우 하이브리드가 가솔린의 31.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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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뉴 캠리는 6세대와 같은 차체 길이에도 불구하고 페달과 운전석을 앞으로, 등받이를 뒤로 미는 등 패키징 개선을 통해 실내 공간을 확장했다.

한국토요타는 뉴 캠리 하이브리드의 인기 요인으로 뛰어난 상품 경쟁력, 기존 모델 대비 향상된 연비와 동력성능, 낮아진 가격을 꼽고 있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는 기존 2.4리터 엔진(2AZ FXE) 대신 토크가 더 높은 새 2.5리터 엔진(2AR FXE)을 탑재했다. 앳킨슨 사이클로 작동하는 이 엔진은 압축비를 일반 캠리의 10.4에서 12.5로 높여 효율을 향상시켰다. 전동 워터펌프를 채용해 벨트 마찰을 없앴고, 배기가스를 냉각해 흡기로 재순환시키는 쿨EGR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파워인버터 등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구성품을 소형화, 경량화하고 냉각성능을 높여 EV주행 범위를 확대했다. 회생 브레이크의 작동 영역을 늘렸고 일반 주행 시의 전압 제어도 개선했다. 중량을 구형보다 70kg 줄이고(일반 캠리는 40kg) 주행저항과 공기저항을 낮춘 것도 연비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이를 통해 뉴 캠리 하이브리드는 구형보다 동력성능을 높이면서도 20% 향상된 23.6km/l(구 연비 기준)의 연비를 실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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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 장식 등에는 일반 캠리의 나무 무늬 대신 헤어라인-가는 가로줄 무늬가 들어간 은색 장식을 적용했다. 알칸타라 시트도 하이브리드 모델용이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THS`는 1개의 엔진에 2개의 전기 모터와 eCVT 변속기를 결합한 2모터 시스템으로 직렬, 병렬 혼합형 하이브리드를 구성하고 있다. 모터가 2개이므로 모드에 따라서는 발전과 구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1모터 시스템을 쓰고 있는 모 경쟁사에서는 토요타 시스템이 복잡해서 비효율적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토요타의 한 관계자는 “1997년부터 1모터 시스템을 포함한 다양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다뤄본 결과, 2모터 시스템이 연비, 동력성능 면에서 이상적이라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에 토요타 차량에 통일해서 적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굳이 복잡한 시스템 내부나 원리까지 알 필요가 없다. EV모드 스위치와 에코 모드 스위치를 적절히 사용하고 경제적인 운전을 하겠다는 마음가짐만 챙긴다면 비교적 쉽게 좋은 연비를 얻을 수 있다. EV모드는 전기모터만으로 달리는 주행 상태를 가능한 최대로 유지시켜 준다. 에코모드는 에어컨과 히터 사용을 최소화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한편, 가속 페달에 대한 엔진 반응을 둔화시키는 등 연비 운전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가속페달을 살며시 밟느라 노심초사하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에코모드라 해도 기본 세팅이 이전보다 다이내믹해졌기 때문에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교통흐름을 맞추는 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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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밟으면 0-100km/h 가속에는 8초 남짓이 걸리니 꽤 빠른 편이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출력은 200마력을 상회한다. 일반 캠리 2.5는 181마력이다.

이번 시승에서는 170km 주행에 23.3km/l라는 양호한 연비를 얻을 수 있었다. 평소 시승과는 달리 ‘경제 운전’을 염두에 두고 탔기 때문에, RPM9의 다른 시승차들 연비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디젤차들에서 감수해야 하는 소음과 진동(때로는 냄새, 늦은 실내 온도 가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좋은 연비를 체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이긴 하지만 되도록 일상생활에서 차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에 이 차를 이용했기 때문에 주행 코스는 연비와 관계없이 무계획적이었고 서울 시내 구간의 비중이 높았다.

모처럼 하이브리드카를 ‘연비 모드’로 시승하며 주워들은 풍월에 따르면, 60km/h 이하로 달릴 때는 가속페달을 살짝 떼서 EV모드로의 전환을 촉진하면 좋고, 에코게이지가 중간 정도를 가리키도록 주행상태를 유지하면 더 좋은 연비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평지에서 70km/h로 정속 주행을 하고 있으면 에코게이지가 딱 중간을 가리키곤 했다. 그 와중에도 배터리 충전은 계속되고, 속도를 조금만 낮추면 계기판에는 EV모드를 알리는 램프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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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치 WVGA 화면의 AVN은 LG제품. USB, 아이팟, 블루투스를 지원하고 후방모니터를 통해 주차 안내를 제공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에너지 모니터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일반 캠리보다 더 조용하다. 단순히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모드가 있고 엔진이 잘 꺼져서(?)가 아니라, 일반 캠리보다 더 높은 수준의 방음 대책들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캠리 3.5 V6 모델(268마력)이 수입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캠리 하이브리드를 캠리 2.5의 상위에 있는 고급형 캠리로 보기가 편하다. 가격은 뉴 캠리 2.5가 3,390만원, 뉴 캠리 하이브리드는 4,290만원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으로는 각각 3,350만원, 4,240만원) 가솔린 모델은 구형보다 100만원이 내린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300만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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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캠리 하이브리드는 트렁크 공간을 잠식했던 하이브리드 구성품을 소형화해 뒷좌석 쪽으로 14cm 밀어 넣음으로써 기존 390리터였던 트렁크 용량을 450리터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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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 덕트 수정으로 뒷좌석 폴딩이 가능해졌다. 트렁크 쪽 레버를 당겨 등받이를 접으면 스키스루보다 조금 더 넓은 구멍을 이용해 긴 짐을 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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