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에 정치권은 국민대통합 등 상징성과 중량감을 함께 갖춘 인사를 기용했다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당선인은 인선의 제1원칙을 전문성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정치적으로 상징성 있는 인물보다는 실무를 잘 아는 인사가 될 것으로 점쳐졌다. 당선인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 인선처럼 `깜짝 인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이변은 없었다. 인선자 대부분이 새누리당 대선 중앙선대위 핵심 인사로 `재등용`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장에서 물러난 후 정치권과 거리를 뒀으나 대선 국면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중앙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박 당선인은 당시 김 공동선대위원장 인선 배경에 대해 “제가 존경하는 분”이라며 “앞으로 새누리당이 지향하는 소중한 가치, 법치와 원칙, 헌법의 가치를 잘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영 부위원장도 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맡아 박 당선인의 공약 실무를 총괄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인데다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이면서도 친이(친이명박)계와 가깝다는 점 때문에 당직 인선 때마다 `화합카드`로 거론됐다.
특히 진 부위원장은 변재일 민주통합당 의원과 함께 국회정보통신기술(ICT)전문가포럼 공동의장을 맡아 ICT산업발전에 힘을 보태와 기대를 받고 있다. 인수위 실무를 이끌어갈 진 부위언장은 그동안 ICT 거버넌스의 필요성에 귀기울여온 만큼 부처 개편에서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점쳐치고 있다.
1차 인선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윤상규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이다. 현재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인 윤 위원은 네오위즈 창업멤버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셧다운제 등 게임규제 정책의 전향적 전환이 기대된다.
민주통합당도 호의적 평가를 내렸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의 고뇌한 흔적이 엿보인다”며 “나름대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인사”라고 평가했다.
또 “2030세대의 고민과 불안,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48%의 국민을 고려해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를 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각 분과 구성과 간사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분과를 7개 분과로 꾸릴 것으로 예측된다. 간사로는 안종범 의원이 총괄간사 등 주요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인수위는 이번 주 내에 인선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첫 업무 보고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수위는 150명 안팎의 실무형 조직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는 183명,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인수위는 246명 규모였다. 실무형 인선을 통해 가급적 규모를 콤팩트하게 꾸린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박 당선인은 28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회동한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국내외 심각한 경제상황을 공유하면서 통일, 안보, 외교, 복지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새 정부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성공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