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뱅킹? 그거 솔직히 처음엔 구색만 갖춰놓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누가 하겠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자꾸 평가하고 비교하고, 이젠 금감원장상까지 신설되니 달라진 상황을 실감합니다.”
스마트금융 담당 한 시중은행 부행장의 농담 섞인 하소연이다. 전자신문이 스마트금융 앱(애플리케이션) 평가를 시작한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다수 금융권의 스마트 관련 사업은 그야말로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지원 파트로부터는 `돈먹는 하마`라는 비아냥까지 듣기도 했다. 당장 수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인력이나 예산의 지원 역시 언제나 후순위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양상이 달라졌다. 매분기 증가율을 경신하고 있는 스마트금융 사용자의 폭증세도 놀랍지만, 각 금융기관의 스마트 서비스를 보는 금융소비자의 눈과 손이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할 때 만해도 대다수 금융 앱들은 업데이트 조차 더뎠다. `너무 무거워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찢어질 것 같다`는 앱이 부지기수였다. `인증서 하나 다운받는데 30분, 그나마 전송 실패`라는 댓글이 해당 금융사 게시판을 도배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1~2년새 각 금융기관이 `스마트금융 앱`을 바라보는 시각이 싹 바뀌었다. 금융시장의 판도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자신문의 스마트금융앱 평가는 일반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일종의 `컨슈머리포트` 성격이 짙다. 실제 평가시 전문 평가연구원들이 각 앱의 기술성이나 비즈니스 부문 등도 체크하지만, 무엇보다 `편의성`이나 `디자인` 등을 꼼꼼히 평가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매분기 마다 이뤄지는 평가로 금융기관별 스마트 앱의 민낯이 드러난다는 것은 해당 금융사엔 `고통`이다. 하지만 거래 금융기관 선택 시 별다른 기준이 없던 금융소비자들에게는 더없는 `축복`이다.
정창덕 고려대 교수는 “객장과 점포 등에 국한돼 있던 기존 고객 접점은 스마트금융을 통해 무한 확산 중”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전자신문의 스마트금융앱 평가는 달라진 금융 풍속도를 선도하는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