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바이오 벤처가 해외시장에서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 국내 민간 의료서비스 수요가 사실상 막힌 가운데 해외로 눈을 돌려 거둔 값진 성과다. 국내 바이오 기업으로 첫 태국 현지에 진출한 유투바이오(대표 김진태)는 이달 예상 매출 규모가 54만바트(약 1900만원)로 처음 손익 돌파를 확신한다고 23일 밝혔다. 회사는 자체 보유 기술로 현지에서 감염·에이즈바이러스(HIV)·임상검사를 펼친다. 사전 물량을 주문받아 서비스를 진행해 이달 매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태국 의료검사 시장에 진출한 유투바이오는 최근 실적이 급격히 늘었다. 1분기 3개월간 검사 건수가 45건에 매출 규모가 8만8000바트에 불과했던 회사는 5월 매출 기준 10만바트를 처음 돌파했고, 지난달 20만 바트를 넘었다. 매출이 급증한 데에는 현지 국제검사실(LA)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 회사는 사업 초기 정보 부족으로 인증 절차를 밟지 않았다. 이달 인증 획득과 발효로 대형 발주사 물량 증가와 함께 매출이 급증했다. 현 주문량을 고려할 때 회사는 내년 월 예상 매출규모로 100만바트 이상을 바라봤다.
유투바이오가 태국을 첫 해외 진출지로 정한 데에는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태국은 정부가 의료산업을 전폭 지원한다. 아시아 최대 의료관광국에 걸맞게 대형 병원과 영리병원이 발달했다. 그럼에도 현지 기술 인프라 수준은 높지 않다. 회사는 진출 후 현지 병원 투자 유치에 나섰으며 이미 푸켓인터내셔널병원 등 4곳 유치에 성공했다. 병원 체인이 18개에 달하는 T병원 등과도 협상 중이다.
회사는 성공적인 시장 연착륙에 이어 사업을 크게 확대한다. 투자를 바탕으로 지역 병원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도 시장 확대의 기대감을 높였다. 내년부터 현지에서 병원운영솔루션 `유투체크` 영업에 나선다. 유투체크는 접수에서 검진 결과, 보고서 등을 일괄 관리·처리하는 병원 전용 솔루션이다. 2014년에는 병원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 현지 병원을 인수하거나 직접 병원을 설립, 숍인숍 형태로 대형병원에 들어가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회사는 태국 진출 모델을 그대로 주변 국가에 수출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과 유럽, 북미 시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진태 유투바이오 대표는 “태국에서 선진 IT를 접목한 우리 헬스케어 기술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며 “이미 거래기관을 여럿 확보해 앞으로는 국내 의료산업계와 동반 현지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민화 한국디지털병원수출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내는 열악하지만 앞선 IT를 바탕으로 융합 의료서비스 개발에 성공한 벤처가 여럿 있다”며 “앞으로 IT와 오프라인 진료가 융합한 헬스케어서비스 분야의 해외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투바이오는 지난 8월 첫 한·이스라엘 펀드인 MaC펀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MaC펀드는 우리나라(엠벤처투자)와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CBG파트너스·에이게이트가 공동 운영한다.
【표】유투바이오 태국 실적 추이 (단위:1000바트, 건)
※자료:유투바이오, 12월은 전망치(1바트=약 35원)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