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업계에 신종자본증권, 일명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바람이 불고 있다. 채권과 주식 중간 성격의 장점을 활용한 투자비 조달방식으로 채무비율이 늘지 않는 다는 장점때문에 업계가 선호한다.
지난 10월 한국서부발전은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1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달 초에는 한국남동발전이 같은 방법으로 4000억원을 조달했다. 국내시장에서 비금융권 회사가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은 이들 발전공기업들이 최초다.
발전공기업이 하이브리드 채권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투자자본 유치와 재무 건전성을 함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국제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 기존 채권과 달리 발행에 따른 채무증가 리스크가 없다.
때문에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온 발전공기업은 이를 통해 자본과 재무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비금융권 회사로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시장형 공기업이라는 특수성도 작용했다. 만기연장과 이자지급의 임의성, 채권보다 낮은 상환순위 등 여러 투자 리스크로 자금조달이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공기업의 신뢰성으로 상쇄했다. 더 이상 채무를 늘릴 수 없는 발전공기업의 상황과 하이브리드 채권의 성격, 공기업의 신뢰도가 모두 맞아 떨어졌다.
서부발전은 조달한 자금을 태안석탄가스화복합화력(IGCC), 평택복합2단계, 태안화력 9·10호기에, 남동발전은 한국전력의 발전소 송전접속설비비 정산에 사용한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이번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은 비금융권 발행의 첫 사례가 발전공기업에서 나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발행 가능성이 검증된 만큼 다른 발전사들의 추가 발행과 해외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채권= 하이브리드 채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상품이다. 만기는 있지만 연장할 수 있고 주식과 달리 배당이 아닌 이자를 지급하지만, 지급의 임의성을 띈다. 상환 우선순위는 채권보다는 낮지만 주식보다는 우위에 있다.
그동안 금융권의 자기자본비율(BIS) 충족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됐으며 올해 4월 개정 상법 시행으로 비금융권도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윤대원·조정형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