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마침내 새 시대 새 희망을 얘기하는 새 대통령이 탄생했다. 계사년(癸巳年), 뱀띠 해에 임기를 시작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어느 때보다 많은 요구와 기대에 직면했다.

이번 대선은 여야 일대일 대결구도에 진보와 보수, 남녀노소, 지역 간 대결이 어느 때보다 심화했다. 투표율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았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새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우리 국민이 표출한 엄청난 분노를 보았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도덕적 흠결에도 불구하고 경제대통령으로서의 국민적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집권 기간 내내 인사 잡음, 측근·친인척 비리, 남북관계 파탄 등으로 온 나라를 들끓게 했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에 전념하다 보니 단기적 국가과제는 물론이고 장기적 국가과제 부문서도 성과도출에 실패했다. 부자감세, 언론탄압, 재벌비호 등 있는 자를 위한 정책으로 서민과 중소기업은 위기로 내몰렸다.

이런 와중에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영물로 지칭되는 지혜로운 뱀의 해에 출범할 대한민국의 새 리더, 새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 지도자가 새로 선출됐고 유럽의 경제위기는 여전히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새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변화속도와 국제 정치,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코리아호(號)를 이끌어야 하는 역사적 소명을 갖고 탄생했다.

그런 의미에서 새 대통령은 희망의 코리아를 이끄는 선장이 돼야 한다. 대결의 장을 마무리하고 남녀노소 간 통합의 리더, 과거와 미래의 화합의 리더, 진보와 보수, 노사를 아우르는 지도자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새 대통령은 무엇보다 시대정신을 잘 읽어야 한다. 대결의 장 속에 내포된 복지와 성장, 환경과 개발, 평화와 전쟁, 자주와 외세, 통일과 분단 등 이분법적 사고를 타파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정책으로 펼쳐야 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하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선, 남북문제에서 보다 전향적이길 바란다. MB정부는 당초 경제대통령을 원했던 국민의 시각에서 벗어나 실용주의 노선을 버리고 70년대의 냉전적·대결적 사고로 일관했다. 파탄 직전의 남북문제를 우리 주도로 풀라는 것이다.

한·중, 한·미, 한·일 관계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으면서 상호 윈윈하고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라는 것이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높은 국민 열망도 받아들여야 한다. 새 법을 만드는 것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일단 있는 기존 법 테두리 안에서라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 문제는 구체성을 가지고 임해야 할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문제도 우리 시각으로 보다 능동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이 있으면 봐야 한다는 의미다.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지나치게 어느 한 국가에 의존적이라기보다는 다자간 협력구도 속에 우리의 목소리를 드러낼 수 있는 틀을 짜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노인과 여성, 어린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정책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빈부격차, 교육격차, 정보격차, 문화격차, 의료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법도 다시 봐달라는 것이다.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다. 일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창업과 기존 벤처기업의 활성화에 보다 더 많은 심혈을 쏟아야 한다. 노인에게 있어서도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얘기를 경청해야 한다.

복지와 의료, 교육과 치안 문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애정을 쏟아야 한다. 서울은 특히 함께 치러진 새 교육감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높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보다 치열하고 심도 있게 논의해 세계 최고의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변해야 산다. 혁신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국가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혁신하고 국민이 변화하고 지도자가 앞장서야 한다. 새 대통령은 지역·정파를 초월해 정부를 구성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화합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했다.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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