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약물이나 대사물질이 체내에서 작용하는 전 과정을 영상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매우 미세한 양도 분석할 수 있어 신약 후보 물질 개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김광표 건국대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분자를 이온화시킨 매트릭스 제조기술을 이용해 약물이 체내에 흡수된 후 치료부위에 정확히 전달·작용·배출 현상을 분자 단위로 파악할 수 있는 영상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분자영상질량분석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분자영상질량분석법은 조직이나 장기에 분포하는 생체 분자의 공간적 분포, 농도 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생명현상 분석에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분석에 사용되는 매트릭스 분자는 높은 반응성 때문에 여러 가지 분자량을 가진 물질을 만들어 낸다. 생성된 물질의 분자와 분석하려는 분자가 겹쳐 의약품이나 체내 대사 분석이 어려웠다.
김 교수팀은 안정한 `혼성 매트릭스 제조기법`을 이용했다. 두 종류의 매트릭스를 적절히 혼합해 안정한 이온성 액체 성질을 가지도록 하는 비율을 발견한 것이다. 혼성 매트릭스를 사용하면 기존에는 어려웠던 낮은 분자량 영역의 분자 조직 분포 패턴도 영상화가 가능하다.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 치료에 이용되는 `도페네질`이 대뇌피질로 전달돼 대사와 배출을 위한 신장 분포 영상도 얻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체내 조직에 분포한 분자 영상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 기존 분석법에 비해 체내 물질의 전달·흡수·대사·배설 등 전 과정을 영상화 할 수 있다”며 “향후 신약 후보물질 개발과정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