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문가는 흔히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자기 분야밖에 모르는 전문적 문외한인 `좌정관천(坐井觀天)`형이고, 다른 하나는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버르장머리 없는 `안하무인(眼下無人)`형이다. 좌정관천형 전문가가 많아질수록 다른 전문 분야와 소통이 단절되고 자기 분야가 최고라는 자만이 싹튼다. 결국 부분만 아는 전문가가 많아지면서 전체를 다 아는 전문가는 없어진다.
좌정관천형 전문가가 실제로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다른 전문 분야에 이해가 부족해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안하무인형 전문가는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과 비뚤어진 자세 및 태도의 문제다.
안하무인형 전문가가 많아질수록 타인에 관심과 배려가 없어지고 자기와 다른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밥맛없는 전문가 또는 전문성은 인정되지만 왠지 같이 일하고 싶지는 않은 재수 없는 전문가가 많아진다.
안하무인형 전문가는 자기 전공 분야가 최고며 자기가 알고 있는 게 최고의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착각하면서 상대를 무시하거나 감정적인 비난의 화살을 날리면서도 자신이 무례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재수 없는 천재 스타일이다.
전문성을 한 분야에 국한시켜 깊이 파고들어 체득한 지식이나 기술로 이해하면 다른 분야와의 무한한 관계성과 접목 가능성을 상실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전문성에서 깊이를 제거한다면 전문가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격이 될 수 있다.
깊이 있는 통찰력과 더불어 전문 분야 이전의 전체와 자신이 전공하는 전문 분야 간 구조적 관계성, 인접 유관 분야와의 다양한 접목 가능성을 부단히 탐구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그것밖에 모르는 절름발이 전문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전문가는 전문성을 축적한 사람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덕목과 자질을 갖춘 인격적 존재여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연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가는 누구며, 그들은 어떤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가. 그것이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화두이자 실천적 관심사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尹 계엄 해제'에… 與 “국방부 장관 해임” 野 “즉시 하야”
-
2
尹, 6시간만에 계엄 해제…'탄핵·책임론' 뇌관으로
-
3
한총리 “국무위원 전원 사의 표명에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섬길것…내각 소임 다해달라”
-
4
“딸과 서로 뺌 때려”...트럼프 교육부 장관 후보 '막장 교육'?
-
5
[계엄 후폭풍]대통령실·내각 사의 표명…'정책 콘트롤타워' 부재
-
6
尹, 여당 지도부 만나 “野 폭주 심각성 알리려 계엄 선포”
-
7
[계엄 후폭풍]금융시장 급한 불 껐지만…외인 4000억 매도 공세
-
8
[계엄 후폭풍]오세훈 시장, “계엄 가담한 자에게 분명한 책임 물어야”
-
9
민주당 “야당이 미워서 계엄 선포했다니…계엄이 애들 장난인가”
-
10
국회 도착한 박지원 의원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