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총장 선임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30일까지 밝혀진 것만 9 대 1이어서 파악되지 않은 개별 공모자까지 합칠 경우 경쟁률은 한층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후보 마감결과 총장후보발굴위원회가 추천한 후보는 총 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공개된 김도연 현 국가과학기술위원장과 신성철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을 비롯해 KAIST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A교수와 삼성에서 일한 B기업인, 재미교포 과학자 C씨, 포스텍 총장을 지낸 D씨가 추천됐다. 이들은 대부분 본인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후보 명단에 오른 경우여서, 이름이 공개된 인물들의 반발도 예상됐다.
당초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지원자 이름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하고 보안에 각별히 신경써 왔다.
또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말 투표를 거쳐 박성주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와 유진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각각 1순위와 2순위 총장 추천대상으로 확정했다. 여기에 장순흥 전 부총장(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이 내부 갈등 해결과 KAIST 자존심 회복을 기치로 내걸고 공모 형태로 지원했다. 최소 9명이 총장후보로 지원한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외에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 등 3~5명 정도 이름이 거론됐다.
지원자 가운데 한 명인 E모 교수는 “공모는 내부보다 외부에서 상당수 지원한 것으로 안다. 이사회가 공정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제대로 검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거론된 인물까지 포함하면 10명~12명 정도가 경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총장 후보 3인을 결정할 총장후보선임위원회를 운영규정에 따라 모두 5명으로 구성했다. 이 위원회에는 이사장이 추천한 박상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을 위원장으로 이사회에서 추천한 정길생, 표삼수 이사와 교과부 장관이 지명하는 강영순 이사, 교수 추천을 받은 경종민 교수협의회장 등 5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응모자 심의를 거쳐 이달 말쯤 3인 이내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또 이사회는 내년 1월 또는 2월초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제15대 총장을 확정한 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승인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KAIST 총장 선출 과정은 총장후보발굴위원회가 총장감을 발굴한 뒤 후보를 추천하는 길과 개별 공모, KAIST 교수협의회 추천 세 가지 방식으로 후보를 집계한다. 후보 지원이 마감되면 총장후보선임위원회가 최종 후보를 3인 이내로 이사회에 추천해 결정하게 된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이번 총장 선출을 계기로 일어서지 못하면 KAIST는 영원한 외톨이가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증폭돼오던 내부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전 직원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KAIST 내부 전체가 나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AIST 총장 선임 일정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