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공 분야 소프트웨어(SW) 사업은 올해에 비해 0.9%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정부통합전산센터, 국방부 통합정보관리소 구축 등 그동안 추진한 대형 사업을 완료하면서 SW와 하드웨어(HW) 구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예산 감소에도 구축 사업비는 늘어
2013년 공공 부문 소프트웨어(SW) 사업은 전반적인 규모 축소 속에서도 SW구축 예산이 증가했다. 전체 예산 3조618억원 중 SW 구축사업은 71.7%인 2조1950억원이며, 이는 올해보다 6.9% 증가한 것이다.
올해와 비교해 유지보수 사업과 국민안전, 재난관리 사업이 증가했다. 시스템 유지보수 사업은 SW 구축 전체 예산 중 68.2%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예산 투자가 예상된다.
반대로 HW나 SW 예산은 올해 노후장비 교체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감소했다. HW 구매 예산은 올해 대비 14.5%, 상용 SW 구매 예산 역시 23.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HW 구매는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전체 예산의 26.5%를 차지했지만 내년에는 전체 SW사업 예산의 22.9%에 머물 전망이다.
◇1분기 조기집행 `시선`
SW 기업들은 내년 사업을 준비할 때 1분기를 눈여겨봐야 한다. 공공 분야 SW사업 대부분이 상반기에 발주되며 전체 사업 10개 중 7개는 1분기에 발주되기 때문이다.
공공 정보화 사업 전체의 83.7%인 2조5613억원이 상반기에 발주된다. 이는 추진 중인 계속 사업의 조기 발주와 정부의 예산 조기집행 방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예산을 조기 집행해 투자 효과를 높이고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기 위해 6월 이전에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집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내년 1분기에 전체 예산의 69.2%인 2조1188억원이 발주될 예정이다. 연초부터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업체 간 수주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 기간 국가기관에서는 1조2516억원을 집행하며 지자체 3773억원, 공공기관 3508억원을 집행한다.
◇“중소기업 추가 지원책 필요”
내년에는 중소 SW기업이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품질 제고에도 힘을 쏟아야 할 전망이다. SW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 분야 정보화 사업에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지만 80억원 이상 SW구축 사업은 오히려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대기업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80억원 이상 사업이 올해 30건에서 내년에 40건으로 크게 증가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사업 영역인 40억원 미만 사업은 올해 5000건 이상에서 내년 5000건 미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중견·중소 시스템통합(SI) 업체와 SW 업체가 대형 사업을 수행하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커다란 도전사항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제도의 정착과 정부의 세심한 지원이 요구된다.
◇조기 발주 시장 잡아야
대기업이 빠진 초기 공공 SW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부분 사업이 조기 발주되고 대규모 프로젝트와 SW 구축 사업이 늘어나면서 SW기업들은 일찌감치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 정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SW를 판매하던 기업들에 내년은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업들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유지보수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반대로 개발자를 보유하고 SW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라면 내년을 공공 분야 사업 강화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중견·중소 SI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개발 인력을 확보해 대기업이 빠진 초기 공공 SW 분야 선점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