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 허리 중견기업을 육성하자

국내 중견기업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기업의 0.04%에 불과하지만 수출과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는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정작 중소기업은 성장을 꾀하면서도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것은 극도로 꺼려왔다. 정부 역시 중견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 규모를 줄이는 상황을 지켜만 봐왔다.

그러던 정부가 지난 5월 중견기업국을 신설하는 등 중견기업 정책과 법·제도 정비에 나서자 곳곳에서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28일에는 우량 중소벤처를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민관 공동펀드가 탄생했다고 한다. 키움인베스트먼트와 정책금융공사·한국벤처투자 등 민관이 공동 출자해 600억원 규모의 `키움 고성장 가젤기업 펀드(가젤펀드)`를 결성했다. 최근 3년 동안 고용이나 매출이 연평균 20% 이상인 고성장 기업에 집중 투자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해외시장 진출도 지원한다는 그림이다.

지난 27일에는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7년여 동안 생산현장에서 기업과 실용화기술 등을 개발해 중견기업으로 이끈 성공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 발표했다. 출판기념회 형식을 빌렸지만 앞으로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는 자기암시로 해석된다. 28일에는 지식경제부가 중견기업의 롤모델로 50개 기업을 선정하고 `글로벌 전문기업 포럼`을 출범했다. 포럼에서 중견기업 특유의 도전과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제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의 저성장과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할 핵심 동력은 중견기업에 있다. 아직 관련 법·제도를 비롯한 지원 시스템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이 중견기업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고 부족한 시스템을 채워 나갈 때 희망은 더욱 커질 것이고 정부가 목표로 세운 `2015년 중견기업 3000개 육성`도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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