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식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KWISA) 회장은 모바일 솔루션 업계에서 `큰 형님` 같은 존재다. SK텔레콤 상무를 지냈던 그는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협회장을 맡아오며 스마트폰 도입 이후 엄청난 타격을 받아 휘청대던 솔루션 업계를 추스르고 다독이는 역할을 해왔다.
그가 지난 8월 말 SK텔레시스 새 사장으로 취임했다. SK텔레시스는 지난해 휴대폰 제조업에서 전격 철수하는 등 최근 만성적자와 함께 심각한 재무구조 악화를 겪어왔다. 최근에는 최신원 SKC 회장이 사재를 대거 투입하면서까지 새 성장 동력을 모색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김종식 사장은 이를 실행에 옮길 `구원투수`로 등판한 셈이다.
김 사장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선 중소기업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6년이 넘도록 맡고 있는 협회 일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가 힘든 상황이지만 사장으로 들어와 살펴보니 기준 통신장비 시장에도 충분한 수요가 있는데다 비록 실패로 남았지만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 경험도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파편화한 롱텀에벌루션(LTE) 주파수에 따른 다양한 종류의 중계기 제조와 주파수 광대역화에 따른 전송장비의 필요성이 중요시되고 있어 기존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모바일 보안·인증 등에선 KWISA 회원사를 포함한 모바일 솔루션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안드로이드 다음에는 모바일에서도 웹 플랫폼이 다시 대두될 것”이라며 “내부의 기술경쟁력 확보와 함께 중소기업의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KWISA 회원 기업의 애정은 각별하다. 기회만 있으면 1년에 수차례씩 행사를 통해 모바일 솔루션 기업들의 기술을 외부에 소개하는 자리를 만든다. 수시로 연락하며 조언도 한다. 김 사장은 “피처폰 시절 잘 나갔던 솔루션 업체들이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게임·앱 등 소프트웨어나 칩 제조 등 하드웨어로 갈라져 활로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게임이나 앱은 장벽은 낮지만 이미 포화 시장이고, 하드웨어는 자금력이 필요해 장벽이 높지만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SK텔레시스는 김 사장 영입과 함께 기존 통신장비 사업뿐만 아니라 산업용 전기·전력 장비 유통사업에도 나서는 등 새로운 입지를 찾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