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쏟아지는 수많은 광고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발한 발상과 뛰어난 기술적 완성도에 깜짝 놀라곤 한다.
흔히 광고는 한 사회를 가장 잘 반영한다고 한다. 1990년 쿠웨이트를 해방시킨다는 명분으로 미국, 영국 등 30개국으로 결성된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폭격했다. 영국의 저명한 카피라이터인 인드라 신하는 당시 이라크 전쟁에서 희생당한 피해자를 돕기 위한 인쇄광고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독가스 공격이었습니다. 무조건 달려야 했죠. 전 세 명의 자식들 가운데 둘만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라도 지체했다가는 모두 다 죽게 될 판이었습니다. (중략) 뒤를 돌아다보니 미처 구하지 못한 아들 녀석이 저를 따라오다 넘어져 울고 있는 것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난민은 눈물이 뒤범벅된 얼굴로 이렇게 말을 이었다. “그 아이를 가장 사랑했던 순간이 바로 그때였습니다. 신에게 맹세합니다.”
당시 이라크 전쟁 난민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인드라 신하는 이 인쇄광고 프로젝트로 10억원가량의 기금 조성에 성공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애플과 삼성전자는 광고에서도 특허 전쟁에 버금가는 경쟁을 벌인다. 애플 아이폰5 광고는 단순하게 특징 하나만을 강조해 제품 우수성을 고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한다. 삼성 갤럭시S3 광고는 잔잔하고 은은한 배경음악을 사용해 라이프 스타일로서 제품을 감성적으로 표현했다. 기능을 자막으로 처리했다.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겠지만 감성을 강조한 갤럭시S3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은 자기 알리기에 열심이다. 이념적인 차이점 외에 정책이나 공약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다른 듯 같다. 같은 듯 다르다. 같음과 다름이 멀지 않아 보인다.
요즘은 광고도 감성을 이용한 소통이 대세다. 다만 허위나 과장광고는 소비자나 유권자가 정확하고 현명하게 판단한다.
조성묵 편집2부장 csm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