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투자자문회사 10곳 중 7곳이 적자를 내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인기를 끌던 자문형 랩시장이 올해 들어 주식시장 약세와 함께 크게 위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9월) 149개 투자자문사는 작년 동기(142개사) 대비 순이익이 209억원 감소해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49개 중 적자를 낸 회사는 104개사로 전체 70%에 달했다.
계약고는 19조5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말 대비 29%(8조원) 줄었다. 자문형 랩이 2조7000억원 줄어든 데다 브레인, 코스모자문사가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계약고가 7조5000억원가량 빠져 나간 데 따른 것이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122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84억원으로 60.5%(742억원)나 줄었다.
회사별로는 가치(-40억원), 튜브(-17억원) 등 104개사가 적자였고 케이원(52억원), 브이아이피(38억원), 바로(25억원) 등 45개사만이 흑자를 냈다.
금감원은 자문형 랩 등 계약고 감소로 수수료 수익이 하락하고 업계 1, 2위였던 브레인, 코스모자문사가 자산운용사로 전환하면서 투자자문사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분기별로 나눠보면 투자자문사들은 2분기(7∼9월) 중 파생상품 거래 이익 등 고유재산 운용이익 증가로 1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1분기 211억원 당기순손실에서 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자문과 일임 보수 수수료 수익은 74억원 감소했으나 주가 회복 등으로 고유재산 운용이익이 1분기 117억원 순손실에서 2분기 269억원 순이익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투자자문사들이 운용 철학 없이 지난해 인기가 높았던 랩상품 운영에 모두 뛰어들면서 손해를 봤다”며 “앞으로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면 올바른 분석을 통한 종목 선정과 이를 통한 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