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업체 빅3, 국제신용등급 모두 `정크`로…샤프에 이어 소니·파나소닉도

일본의 간판 전자업체 3인방의 국제신용등급이 모두 `정크(투자부적격)` 수준으로 추락했다. 소니는 3단계 낮춰 정크 등급으로 강등됐다. 파나소닉 신용등급도 두 단계 떨어졌다. 샤프는 지난 8월 6단계나 떨어져 이미 정크 등급이 됐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22일 소니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인 `BB-`로 세 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파나소닉 신용등급은 `BBB-`에서 `BB`로 떨어졌다. 샤프는 앞서 지난 8월 `BBB-`에서 `B-`로 6단계 하락했다.

피치는 이들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둬 충격을 준다. 피치는 24단계의 신용등급 중에서 BB+ 이하 단계는 모두 투자부적격으로 구분한다.

피치는 일본 빅3 가전업체들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TV 수요가 대폭 줄어든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과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는 것도 원인이다.

파나소닉은 최근 지난해에 이어 올 2012년 회계연도에도 7650억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샤프 역시 4500억엔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치인 2500억엔의 두 배가량을 웃도는 수치다. 소니는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 역시 당초 전망보다 3% 정도 내려잡았다.

이들 업체 주가는 모두 3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나소닉은 지난 2일 1975년 이후 가장 낮은 388엔을 기록하며 올해만 41%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샤프 주가 역시 지난 9일 38년만에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소니 역시 1980년 이후 32년 만에 최저치인 800엔 선이 붕괴됐다.

이 같은 흐름에 일본 언론은 연일 전자산업의 위기를 진단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격일로 `위기의 전자입국` 시리즈의 샤프 편을 실으며 “삼성은 `팔리는 액정이 좋은 액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샤프는 `좋은 액정은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일본인이기 때문에 샤프의 장인정신에 공감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지금의 샤프를 구할 수 없다”는 전자업계 한 간부의 말을 전했다.

닛케이산업신문 역시 22일자 1면에 `일본에서 아이폰이 태어나지 않았던 이유`라는 기획시리즈 첫 번째 순서에서 자국 시장에 안주한 전자업계를 비판했다. 소니 전 경영진 말을 인용해 “소니는 음악과 영화, 전자제품 등 큰 수익을 올리는 것에 묶였다. 반면에 애플은 콘텐츠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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