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현실화, 차기정부가 이어가야 할 숙제"

현 정권이 끝나기 전에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추진하고 실행을 차기정부가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규제와 인센티브에 따른 수요 조절로는 전력부족 사태를 막는 데 한계가 있고 전기요금을 사적 재화 차원에서 수요 공급 원칙에 따라 산정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22일 서울시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녹색산업혁명을 위한 전기요금 제도 개편방향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9·15 순환정전과 계속되는 전력위기 관련 전기요금의 올바른 개편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녹색성장위원회와 관련 전문가들이 1년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녹색성장위원회는 상시화한 전력난의 근본 원인으로 현행 전기요금 결정 시스템을 지목했다. 또 전기요금 체계의 변화 없이 녹색산업혁명을 위한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시대를 기대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양수길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녹색성장을 위해선 하루빨리 전기요금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현 정부가 첫 단추를 끼우고 차기정부가 그 정책을 이어받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공청회 참석자들도 전기요금 체계 변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발표자로 나선 김영산 한양대학교 교수는 공공재 개념으로 정부가 결정하는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전력산업의 부실화를 가져왔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전기요금을 낮게 하고 공급을 최대한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며 전기가 사적 재화임을 인식하고 가격기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연료비 연동제 즉시 시행과 전압별 요금제 도입과 함께 복지 개념의 취약계층 지원 필요성 등을 제기했다.

이승훈 서울대학교 교수도 정부의 과도한 가격 통제가 에너지 과소비를 부추겼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교수는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요금 제한으로 얻은 물가안정 효과보다 에너지 낭비로 인한 폐해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녹색성장위원회는 현행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전기요금 개편방안으로 △발전원가 회수를 위한 전기요금 정상화 단행 △실시간 요금제 도입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통한 양방향 전력정보 교환 △전력부문 소매경쟁 도입 △저원가 전력공급체제 구축을 제시했다. 양 위원장은 “정부가 전기요금을 제한한 만큼 수요관리 등 이를 만회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은 더 나가게 된다”며 “녹색산업혁명을 촉발하는 전기요금제도 개편을 조속히 시행하고 이 과정에서 적절한 에너지복지 보호조치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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