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직장인 한정덕(38세)씨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디젤차를 구입했다.
한 씨는 “고유가로 인해 연비가 좋은 차를 고르다보니 국산차는 마땅한 모델이 없고 수입디젤이 연비와 성능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구매했다”며 “구입비용이 국산차보다 비싸지만 절감되는 유류비로 비용부담을 상쇄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 수입디젤차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고유가 바람을 타고 돌풍을 일으켰던 디젤 자동차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008년 16%에 머물렀던 수입차 시장에서의 디젤차 점유율은 올해 하반기 50%를 넘어섰다. 2008년 54종에 불과 했던 차종도 올해 100여종으로 크게 늘었다. 클린디젤차는 친환경 고연비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일부 차종은 성능 개선으로 환경개선부담금이 사라져 앞으로 디젤차의 인기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클린디젤차 인기는 신차 중 절반 이상이 디젤 모델인 종주국 유럽에서 넘어왔다. 유럽에서 클린디젤차가 높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유럽인들이 대형세단을 구매하는 일부 부유층을 빼고 대부분 연비와 같은 효율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도 배기량에 따라 일률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우리와는 달리 CO₂ 배출량에 따라 배출량이 많은 차량은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고 적게 배출하는 차량에는 세금을 경감하는 인센티브가 운영된다. 비싼 하이브리드나 양산이 어려운 전기차보다 연비와 더불어 CO₂ 저배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클린디젤을 선택하는 것이다.
유럽 자동차 제작사들은 차량 크기를 줄여 배출가스를 최소화하고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동급대비 월등한 연비와 친환경성을 자랑하는 클린디젤 모델을 개발했고, 현재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최근 `세계의 클린디젤차 시장분석 및 예측:경량차 및 중형차 보고서`에서 연료 가격 상승과 연비규제 강화가 세계적으로 클린디젤차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클린디젤차의 연간 판매량은 올해 910만대에서 2018년에는 121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세범 카이스트 교수는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클린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이치`와 같다”며 “천연가스(LNG)와 LPG에 편중된 국내 연료정책 지원 방향도 결국 합리적인 클린디젤 쪽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대한석유협회]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