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기차역에서 이제는 도심 한복판에서도 만날 수 있는 반갑고 정겨운 먹거리가 있다. 바로 국민의 대표간식, 호두과자다. 부드러운 빵 속에 달콤한 팥 앙금, 거기다 고소하게 씹히는 호두까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이 호두과자의 나이가 일흔이 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의 기원은 19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심복순 할머니의 남편 故 조귀금씨가 일본인들이 만드는 서양의 제빵기술을 눈 여겨 본 뒤 우리 고유의 과자를 고안해 낸 것이 바로 호두과자이고, 아직까지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학화호두과자의 시작이다. 천안역에서 100m 떨어진 도로 변두리에 있던 이 작은 가게는 정성과 맛으로 소문이 나 일본인들도 즐겨 찾는 간식이었다. 서울로 이사해가거나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사람을 보내 사가는 일본인들이 적지 않은데다 지금도 간혹 한국을 방문한 일본사람의 부탁이라며 서울에서 내려와 호두과자를 사가곤 한다고.
스무 살 꽃다운 나이었던 심복순 할머니는 이제 아흔을 훌쩍 넘긴 고령이 되었지만, 여전히 깔끔한 모습으로 아침 7시면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80년 가까이 한결 같은 모습으로 손님을 맞은 할머니처럼 학화호두과자도 한결같이 그 맛을 유지하고 있다.
맛의 비결은 좋은 재료와 정성이다. 학화호두과자는 호두과자 하나를 완성하는데 하루 반나절이 걸릴 만큼 그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하다. 인공감미료나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 건 기본, 오로지 설탕과 계란, 밀가루만을 이용해 반죽하고 달콤한 팥 앙금과 고소한 호두덩어리로 풍미를 더하니, 10일이 넘어도 쉬거나 상하는 법이 없다.
학화호두과자에는 긴 세월만큼이나 이야기도 풍부하다. 한 번은 줄 서서 겨우 호두과자를 사간 여인이 역 근처에 맡겨놓은 아이가 없어졌다고 소리쳤다. 가게에 왔던 손님이라 모른 체 할 수 없어 직원들도 모두 일손을 놓고 아이를 찾았다. 다행히 아이를 찾긴 했지만, 가게는 손해를 봐야 했다. 하지만 그 때 그 아이는 대학원생이 되었고 지금도 가게를 찾으면 그 이야기를 하며 웃음꽃을 피운다고 학화호두과자 관계자는 추억했다.
이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하면 익일 택배 서비스로 받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했다. 추운 겨울날밤 가족과 함께 추억이 있는 학화호두과자로 정을 나누는 것은 어떨까.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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