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부동산·건설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탓이다.
금융감독원은 `2012년도 중소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채권단이 97개 중소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은 지난해보다 26.0%(20개)나 급증했다. 회계법인 감사를 받는 외감법인이 60개로 23.3% 늘었고, 비외감법인은 35.3% 늘어난 23개다.
채권단은 지난 7월 부실 가능성이 있는 1356개 중소기업을 `세부평가대상`으로 지목, 3개월간 신용위험 평가를 벌였다.
세부평가대상에 오른 중소기업 역시 지난해보다 227개(20.1%) 증가했다. 평가가 정례화한 금융위기 이후 평가 대상은 올해가 가장 많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해진 97개 중소기업 가운데 45개는 `C등급`을 받아 채권단과 협의로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이 추진된다.
`D등급`을 받은 나머지 52곳은 채권단의 지원없이 자체 정상화를 도모하거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한다.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경기 침체에 대응해 채권 금융회사들이 위험 관리를 강화하려고 적극적인 구조조정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4개로 가장 많고, 부동산업과 건설업이 13개씩이다. 도소매업 11개, 음식·숙박업 등 기타 업종이 10개, 운송업이 6개다. 이 가운데 부동산·건설업의 구조조정 중소기업(26개)은 지난해 14개보다 배 가까이(85.7%) 증가했다. 운송업도 지난해는 구조조정 대상이 없었지만 올해 6개가 이름을 올리는 등 취약 업종 기업의 실적이 나빠졌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구조조정 대상 97개 중소기업에 금융권이 공급한 신용은 총 1조2735억원이다. 은행이 8720억원으로 가장 많고 저축은행 961억원, 보험사 221억원 등이다.
이들 기업이 C·D등급에 선정돼 은행들은 부실에 대비한 4093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현재까지 쌓은 충당금은 1108억원에 불과하다.
대출 부실이 반영돼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9월 말 1.56%)은 1.62%로 상승하게 됐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83%에서 13.80%로 하락한다.
금감원은 `B등급`으로 평가된 중소기업 가운데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41곳은 은행들이 `패스트트랙(신속자금지원)` 프로그램으로 지원토록 할 방침이다.
이 부원장보는 “정상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워크아웃이 중단되지 않도록 채권단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