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의 30%를 차지하는 냉각에 춘천 소양강 냉수와 평창 냉기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지난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그린IDC 산업 육성을 통한 신성장동력 비전 세미나`에서 민·관 전문가가 모여 강원도를 미래 데이터센터 메카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재호 한국정보화진흥원 미래정보화기획부장은 수도권 데이터센터 과밀 현상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원도가 춘천 고속도로와 ITX 등으로 접근성이 높아진 점, 연평균 기온이 수도권보다 낮은 점 등 여러 이유를 들어 강원도에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우선 춘천 소양강 물의 연평균 온도가 5~6도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냉수를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면 냉각 설비 투자와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더라도 화석 연료와 비교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게 이 부장의 얘기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유휴시설을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평창엔 6만㎡ 부지에 풍력과 수력, 태양광 등 친환경 전력시설과 대규모 통신망이 구축된다. 연평균 기온도 수도권보다 낮아 외기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냉각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부장은 “구글은 핀란드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차가운 바닷물과 북유럽 냉기를 냉각에 활용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은 북극과 불과 96㎞ 떨어진 스웨덴 롤레오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데 이 두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에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면 △합리적 네트워크 비용 △안정적 전력 공급 △정책적 인센티브 지원 △양질의 인력 공급 등 네 가지 조건이 갖춰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토지세와 세금감면 등 법·제도적 지원은 필수 요소다.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역 대학과 중장기적인 협력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강원도는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 자연재해와 전기세 이슈가 적고 기술 인프라 등 여러 면에서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친환경 정보산업 확대,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등 여러 효과를 고려할 때 반드시 국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