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정책에는 플랫폼과 같이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HW)에 해당하는 물리적 공간과 소프트웨어(SW)인 정책과 행정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성호 대구경북ICT포럼 공동대표(이지스 대표)는 “ICT산업은 인력집약산업으로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기업이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다만 제품 경쟁력이 있어도 지역에는 이를 평가하고 가치를 인정해줄 조직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ICT분야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최소 3~5년, 길게는 7~10년은 꾸준히 투자가 이뤄져야 신뢰를 얻을 수 있는데 지역에는 제품의 가치를 평가할 인프라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김 대표는 또 “국내 모든 산업은 제조업 중심 평가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지역 기술신용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 은행 등에도 ICT기업을 평가할 전담 요원이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가 R&D지원 사업에서 지역 기업은 전국 기업을 대상으로 경쟁하고 있다”며 “지역 중기청은 단순 행정업무만 지원하고 모든 평가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등 서울에서 총괄함으로써 R&D 예산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지역에 소재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ICT기업의 초기 투자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SW R&D는 대구에 전담조직을 만들어 평가 및 관리 권한을 부여하는 등 국가 SW산업을 총괄하게 하면 대경권 ICT클러스터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단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W가 모든 산업의 기반 기술이기 때문에 산업별로 지역에 평가 및 관리를 전담할 수 있는 조직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김 대표는 아울러 “대구가 ICT클러스터로 발전하고 SW융합산업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ICT 평가를 총괄할 기구가 필요하다”며 “ICT 평가 기능이 대구에 집중되면 엔젤이나 투자기관이 ICT정보를 얻기 위해 대구로 몰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ICT플랫폼은 과거처럼 산업단지조성 중심이 아니라 시스템에 중점을 두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중앙 부처 조직을 상하 조직이 아닌 독립조직으로 만들어 각 분야의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조직으로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