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량 할당, 줄줄이 이의신청 움직임

정부가 할당한 내년 온실가스 의무감축량에 대해 산업체들이 줄줄이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30일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루브리컨츠, 동양시멘트 등 다수의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 관리업체들이 내년도 감축목표 할당이 `불합리하다`며 정부에 이의신청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최근 480개 관리업체의 내년 온실가스 배출허용량을 확정, 발표했다. 총 배출량은 5억9000만CO₂톤으로 이 가운데 1800만톤을 감축하게 된다. 이는 올해 감축량 대비 2배가 넘는 수치다. 업체별로는 포스코·현대제철·동양시멘트·GS칼텍스·삼성전자 등이 가장 많이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감축량이 적게 할당됐던 지난해에도 371개 대상업체 중 약 60건의 이의 신청이 있었던 것과 비교해 올해는 전자·정유·화학·철강·시멘트 등 할당량이 커진 업계를 중심으로 이의신청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체들은 업체별 감축 목표가 과도하게 부과돼 투자 위축과 산업경쟁력 약화가 우려 된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기업별 감축량을 산정하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오히려 감축량이 줄어들어 `특정업체 봐주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멘트업체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 예상배출량 산정을 위해 정부와 협의했던 내용과 너무 다르게 감축량이 매겨져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정부에 감축량 수치가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 기준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가 안 된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전자업체 한 관계자도 “회사의 예상 성장률과 동떨어진 과도한 감축량을 할당받아서 곤란한 상황”이라며 “공정배출 감축활동이 반영 안 되는 등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판단돼 이의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의 사업 활성화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이의는 받아들이지만 이외의 사례에 대해서는 원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업체가 지난해보다 적은 감축량을 할당받은 것은 특정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지 않기 위해 배출허용량을 늘리는 등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김종주 지식경제부 온실가스 목표관리팀장은 “이의신청 문서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업체의 설명을 직접 들어 합리적인 의견은 수용한다는 방침”이라며 “12월 초까지는 이의신청에 대한 행정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봉균·유선일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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