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적 평가 항목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게임 평가계획안이 달라진다. `규제일변도` 정책을 펼쳤던 여성가족부가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하에 `스마트폰 셧다운제` 등 게임 평가를 진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2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문화부가 기존 게임평가계획안에 더해 새로운 안을 제시, 여성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 여성부가 문화부 측에 제안한 수정 평가안을 두고 양 부처가 합의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여성부는 구체적 게임 평가범위를 담은 확정안을 이번 주 내 관보에 고시할 예정이다. 부처 간 합의가 상당부분 이뤄진 만큼 비상식적 평가항목 논란 등은 개선될 전망이다. 문화부는 당초 평가계획 공동 수립을 비롯해 평가절차의 투명한 공개를 여성부에 요구했다. 양 부처는 새로 만든 게임 평가안을 바탕으로 모바일, PC, 온라인 등 셧다운제 적용범위를 새로 정한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내달 20일까지 게임평가를 완료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치면서 문화부와 여성부가 반목보다 협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게임물 평가 범위나 평가척도 등 세부적인 내용들도 함께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밤 12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2년마다 청소년 게임물을 평가해 적용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여성부 장관은 문화부와 협의 하에 셧다운제 적용을 유예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도 셧다운제를 적용할 수 있다.
여성부는 지난 달 11일 평가계획안을 공개하면서 `협력` `성취감` `레벨업` 등 게임의 보편적 요소까지 부정적으로 묘사해 여론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여성부의 게임평가안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산업 초기인 스마트폰 게임 업계에 불합리한 규제가 씌워지면 다시는 애니팡같은 성공 사례가 나올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