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에너지 비용 상승, 에너지 관리로 넘는다

Photo Image

올해 여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첫 번째는 2008년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지사장으로 부임한 이래로 가장 무더웠던 날씨 때문이다. 두 번째는 무더위 덕분에 에너지 절약 열기가 어느 해보다도 뜨거웠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 5년째인데 올해만큼 에너지가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적은 없었다. 지난해 9월 15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다.

대한민국 전력당국은 지난해 발생한 9·15 정전사태를 다시 돌아보고 전력공급은 365일 중 어느 한순간이라도 잘못되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는 교훈을 마음 깊이 새겼다. 정부도 `아싸, 가자!`라는 대국민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여 국민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 일반 소비자는 전기 플러그를 뽑았고 기업은 활발한 에너지 절약 노력을 경주했다.

흥미로운 건 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이 얼마만큼 효과가 있었는지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8월 가정용 전기요금은 94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42억원이 증가했다. 그토록 에너지 절약을 외쳤지만 실제 전기사용량은 무려 30% 가까이 늘어났다.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기공급약관이 개정되면서 상수도·도시철도·가스 등 공공재에 부가되는 전기요금이 30% 이상 증가해 공공요금도 무더기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비용은 점점 늘어나는데 개인 차원의 에너지 절감 노력은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우리가 처한 에너지 딜레마다.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다.

전력수요 증가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그 책임을 개인 사용자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또 아무리 아낀다고 해도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에너지 소비는 불가피하다. 에너지 사용을 지나칠 정도로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필요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전기요금은 앞으로 5년 동안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은 지난해와 올해 여러 차례 올랐지만 여전히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 높아지는 에너지 비용은 개인에게 큰 부담이고 기업의 사업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혁신은 언제나 생각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출발점은 능동적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이다.

능동적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은 검증된 측정 프로세스를 사용해 에너지 사용량과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후 이를 토대로 평가부터 실행, 지속적인 검토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게 하는 정보기술(IT) 기반의 에너지 절약 도구다. 에너지 관리만 잘해도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30%를 절약할 수 있다.

에너지 관리 솔루션이 사회 인프라로 구축된다면 그만큼 개인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기업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지속적으로 높여왔고 그 결과 에너지 사용량을 2009년의 절반으로 줄였다. 에너지 비용이 오를수록 이는 개인과 가정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고 에너지 관리에 쏠리는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위기는 우리의 현실이다. 에너지 관리는 현실을 넘기 위한 대안이자 미래의 상식이 될 것이다. 이제는 에너지 절약을 넘어 에너지 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필요한 때다. 무조건적인 절약보다 어떻게 하면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지 실질적으로 고민한 후 적극적인 에너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에릭 리제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사장 MarcomNews.SEK@schneider-electric.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