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한·중·미 권력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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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중국까지 최고권력 교체 격랑이 이어진다.

정치·경제는 물론이고 군사·문화적으로도 아주 미묘한 역학이 작용하는 지구상 가장 `핫`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자본주의,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표방하지만, 국가 권력의 최정점에 대통령과 총서기가 있다는 점에서 3국 모두 유사한 상황이다.

미국이 가장 먼저 11월 6일 대권 향방을 가린다. TV토론에서 일진일퇴한 오바마 현 대통령과 롬니 도전자는 3주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사활을 건 막판 싸움을 벌인다.

경기 후퇴에 따른 실업과 물가 불안이 핵심 이슈다. 오바마는 재정 확대로, 롬니는 축소로 맞섰다. 무한정 유동성을 퍼붓기로 한 양적완화(QE3) 카드까지 꺼냈지만 경기불안이 잡힐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은 이변이 없는 한 11월 8일 제18차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상무부 총리를 각각 차기 총서기와 총리로 선출한다. 중국 공산당 운영 원칙에 따라 이미 공개적인 차기 지도부로 길러지긴 했지만 향후 5∼10년 인구 13억명 대륙을 이끌 권력의 새 탄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실종, 피격설까지 겪으며 권력투쟁의 심연을 겪었던 시진핑이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인지가 남은 관심사다. 중국 역시 꺾여버린 성장률과 깊어가는 부의 불균형, 내수 진작책이 차기 권력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우리나라도 12월 19일 지금대로라면 세 명의 유력 후보자 중 한 명을 대통령으로 선택한다. 주저앉은 성장률에 갈수록 위태로운 일자리, 복지 등이 현안이다. 점점 쪼들리는 경제에 국민의 한숨이 깊다.

세계 경제가 연동돼 움직이다 보니 이렇듯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멀찍이 떨어져 있지만 똑같은 고민으로 대선과 전대를 치른다. G2로 가는 길목에서 한 치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우리는 끼어 있다. 내년에 들어설 새 정부가 직면할 외교 전선의 깊이이자 고민이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새 지도자들과 이른바 `밀당`을 주고받을 정도로 깊은 통찰력과 판단을 가진 대통령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세 후보 모두 부족하다면 그 가운데 가장 나은 후보를 골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대로 간다면 내년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날 가망이 별로 없다. 일본 모델의 `20년 불황`이 현실로 닥쳐올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 대선 경쟁의 초점인 경제민주화나 복지, 증세는 `각설이 타령`으로 빠질 수 있다. 굶어 죽을 지경인데 한가하게 `타령`인 셈이다. 밥이 얻어지는 타령일지 아무도 모른다.

`성장 에너지 확충` `경제 활력`이 지금 대한민국에는 그 무엇보다 앞서는 가치가 돼야 한다. 차기 대통령 실천 과제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이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력을 보여줄 후보 선택이 이번 대선 관전의 중요 포인트다.


이진호 경제금융부장 jholee@etnews.com